우산의 꿈

                     김경희

집에선
아무도 눈길주지 않아요
구석에 박혀
따분하기 그지없는 나날을 보내요

오늘은 모처럼 외출하는 날
작은 빗방울 친구가
머리를 툭툭쳐도
기분 나쁘지 않아요
날 불러내주니까요

빨강 노랑 파랑머리
친구들과 어울려
빙글빙글 돌면서 춤도 추고
경쾌한 리듬에 발맞춰
촉촉한 거리를
한참을 싸돌아다니고나면
우울했던 기분이
금새 좋아져요

제 꿈은요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거예요
이런 날들이 많았슴 좋겠어요

참 이상해요
사람들은 왜 우리가 만나는 걸
싫어할까요
그냥 날
집안에 붙잡아두고 싶은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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