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봄은 늙어도 봄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9건 조회 3,780회 작성일 2005-02-25 14:33

본문

basistitle02.gif

봄은 늙어도 봄이다

시/강연옥



1

내 몸에 젖비린내 털며 솜털 돋아나는 날
너는 가랑비 털며 새싹 돋아났었지
그래서 알았어 너와 내가 동갑이란 걸


어머니가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아주었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운동장 돌담 구석에 피어있는 노란 개나리 허공에 조그만 입을 열었었지
보리쌀 팔러 *성안으로 간 어머니 기다리는 나른한 오후
어미 품 떠난 갈매기 손짓하는 바닷가에 나가 짠물에 발 담그고
수평선에 노을 질 때면 어른만큼 부풀어오른 내 발가락 미역냄새
온 몸 미끈거리게 발라놓고 돌아오는 골목어귀 돌담에
또아리 튼 뱀 어김없이 나를 노려보곤 했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의 분 냄새 산에서 내려와 내 몸을 말리면
난 주먹을 불끈 쥐고 뛰며 울지 않았지
시꺼먼 연탄 하얗게 타도록 밤새 이성과 감성을 구분 지워
양 갈래로 땋은 머리 흰 교복 위로 내려놓은 등교 길 아침엔
벚꽃 봉오리 바라보며 분홍빛 사랑을 꿈꾸었었지


언제나 내 고난을 위안으로 행복의 싹 틔워주던
내 친구여,
내 인생의 봄이여!



2

어느 여름날 한 사내를 만났고
복숭아 꽃잎 돌로 빻아 손톱에 물들이던 소꿉장난
한 번의 소나기로 휘어진 쇠 못 녹슬어 가는 기억상실에
끊어진 내 삼류영화 필름
나이테 같은 둥근 페달 밟고 밟아 돌아와 서보면
내 굵어져 가는 허리만큼 멀어져간 나의 봄
푸르름도 향긋함도 엷어진 내 의식의 계절엔 계절이 없구나
이제는 갈 수 없는 나라인가
가뭄 들어 갈라지며 무뎌 가는 내 각질의 땅
갇혀있는 가엾은 내 영혼의 봄
이제 한 겹 한 겹 노여움 거둬들일 바람을 부르노니
비야 하루만 참아다오
눈물아 오늘 하루만 참아다오
몸뚱이에 일어선 메마른 껍데기 바람에 날리고
파도가 바위를 긁는 겨울 바다의 울음소리 잠잠해지면
나의 봄도 늙어도 봄이길 소원하오니
하나의 봄이 또 하나의 봄을 덮치는 작별의 시간
목련꽃 피고 지듯 늙어도 봄인 채 떠나가고 싶구나


봄은 늙어도 봄이다




* 성안: 제주시를 지칭하는 옛날 말

추천12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만간 분홍빛 사랑..꽃비가 날아들즈음 봄은 말없이, 소리없이 환절기에 밀려 또다른 봄을 잉태하면서....^*^
머물다 갑니다..^*^~~ 좋은하루되시길...!!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계절에ㅡ 비춰진 인고의 날
그리고 숙명속 삶의 향연 깊이 감상합니다...
강시인님에 시전에 머물다 갑니다.
건필과 건안을 비옵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회장님!  어제 통화 반가웠습니다.
문단 작가들의 홈이 이제야 준비 중이라 누락되는 것이 많습니다.
강병철 작가의 사진이 아직 등록이 안되었네요.
강작가님!  얼른 해드릴께요.
나무늘보님! 안녕하세요?
모두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금희 시인님!
반갑습니다.
양시인님의 아름다운 시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여기에 많이 올려주세요.
행복한 한 주 되세요. ^*^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16건 493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1736 no_profile 빈여백낭송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2005-10-16 0
1735 no_profile 10월29일시상식추진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3 2005-10-16 50
1734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2005-10-16 0
1733
만남 댓글+ 3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 2005-10-16 0
1732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2 2005-10-16 0
1731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2005-10-16 0
1730
귀경 길 댓글+ 3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2005-10-16 1
1729
북어 댓글+ 8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2005-10-15 13
1728
햇/빛/소/리 댓글+ 4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0 2005-10-15 1
1727
강진 가는길 댓글+ 4
박태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65 2005-10-15 1
1726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2005-10-15 0
1725 안재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652 2005-10-15 14
1724 안재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246 2005-10-15 4
1723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3 2005-10-15 0
1722
댓글+ 10
윤해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2005-10-15 0
1721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2 2005-10-15 21
1720
어머니 생각 2 댓글+ 4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2 2005-10-15 0
1719 박인과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163 2005-10-15 0
1718 김기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6 2005-10-15 0
1717
갈대의 울음 댓글+ 6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4 2005-10-15 0
1716
온점과 마침표 댓글+ 4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8 2005-10-14 0
1715 전승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2005-10-14 1
1714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2005-10-14 0
1713
사별(死別) 댓글+ 5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2005-10-14 0
1712 no_profile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2 2005-10-14 0
1711 김영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8 2005-10-14 0
1710 김기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5 2005-10-14 5
1709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2005-10-14 0
1708
부부의 일생 댓글+ 4
최상효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189 2005-10-14 0
1707 박인과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200 2005-10-14 0
1706
내 마음속 가을 댓글+ 5
강현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8 2005-10-14 3
1705
꼭 잡은 손 댓글+ 5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2005-10-13 18
1704
가을 서정 댓글+ 7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2005-10-13 10
1703 박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6 2005-10-13 2
1702 정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6 2005-10-13 3
1701
어머니 댓글+ 5
주길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 2005-10-13 7
1700
가을빛 댓글+ 5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2005-10-13 2
1699 김태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0 2005-10-13 3
1698
충혈된 눈 댓글+ 4
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2005-10-13 3
1697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2 2005-10-13 2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