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상춘등:常春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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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9건 조회 1,750회 작성일 2005-11-16 23:29본문
담쟁이
가끔은 바람따라
흔들려도 좋으련만
두눈 질끈이며 붙어 있음은
땅에 구르면 오를길 너무 멀기에
당신의 넓은 가슴 두려워서가 아니라
뿌리얕은 아픔 너무 크기 때문 입니다.
계절이 쉴새없이 가고 오는
시공의 수레바퀴 안에서도
변함없이 한자리로 오르고 있음은
님을 향한 외줄기 목마름
불타듯 번져가는 핏빛 절규는
저무는 계절의 빛바랜 추억을
마른혼 모두태워 밝히고픈
꺼질듯 살아나는 처절한 욕망입니다
주검되어 나뒹구는 초라한 추억
줄기마다 맺힌 서러움뒤에
봄을 위한 애틋함 담겨 있기에
또한 웃으며 태울수 있음 입니다.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을
추파의 편린을 쌓기 위함 입니다.
녹제/조연상
<담쟁이 이야기>
담쟁이는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
사계절을 맨몸으로 부딪히며 시련을 견디고
또한 드러난 고통의 아픔을 온몸으로 맞서 싸워 이겨 나간다.
추운 겨울 이겨낸 가녀린 줄기에 물이 오르면
따사로운 봄볕받아 메마른 대지에 생동감을 주고
허물어져 가는 담장에도 생기를 불어 넣는다.
퇴색된 성벽의 초췌함을 파릇한 생명의 색으로 바꿔놓고
세월에 지쳐 늙어가는 폐가의 뒷곁에도 봄을 열어 준다.
또한 담쟁이는 곧은 절개를 지키는 우리네 여인상을 닮았다.
사시사철 변함없이 우리의 뒷곁을 지키며 미움과 서러움 모두 껴안은채
그렇게 다 떠난 빈집을 홀로 지키고 섰다.
어린시절 철수와 영희의 소꿉놀이와 함께 성장 하였고
지금은 성인이 되어 떠나간 그들의 뒷그림자를 묵묵히 지워준다.
담쟁이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풀이다.
이른봄에 피어나는 개나리처럼 화사 하지도 않고 초여름밤을 수놓는 박꽃처럼
소박한 멋도 부리지 않는다.
한여름에 온 산야를 뒤덮는 개망초 처럼 추억의 주인공이 되지도 못하고
가을날 화려한 자태로 태양을 머금는 해바리기처럼
계절의 주인공이지도 못하다.
그러나 온 여름내 묵묵히 담벼락에 기대어서서 폭염에 이글대는 여름을
막아내고또한 가을이 되면 단풍잎만큼 아름다이 여겨지진 못하다 하더라도
우리의 창가에서 은은한 붉은 빛으로 우리의 시심을 젖게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같은 우리 젊은이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사랑의 오랏줄이 되어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마술사 같은
담쟁이넝쿨....
한편 담쟁이는 우리의 심장 모양을 닮은 잎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심장 만큼이나 많은 이로움을 또한 우리에게 준다는 의미도 있으리라.
담쟁이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줄기와 열매를 상비약으로 많이 사용하여 왔다.
담쟁이는 풍을 없애고 통증을 멈춘다고 한다.
그 맛은 달고 떫으며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산후어혈로 배가 아픈데, 류머티즘성 관절염, 뱃속에 있는 덩어리를 없애며
부인의 적,백대하를 치료하고 밥맛을 좋게 한다고 한다.
또한 담쟁이 덩굴은 줄기와 열매를 그늘에서 말려 달여 복용하면
당뇨병의 혈당치를 떨어 뜨리는 효과가 현저하게 좋다고 한다.
또한 술에 우려 내어 먹으면 관절염 치료에 대단한 효능이 있다고 하며
비염과 축농증 치료에도 쓰인다고 한다.
또한 항암효과도 상당하다고 하여 피부에 생기는 육종이나 양성종양에도
사용하며 갖가지 암이나 옹종 치료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고
무엇보다 남성들의 양기 부족에도 효력이 있으며 가래나 기침에도
좋다고 한다.
다만 담쟁이를 약으로 쓸때에는 반드시 나무를 감고 올라간 것만을 채취하여 써야 한다고 한다.
바위를 타고 올라간 것은 독이 있으므로 주의 해야 한다고 하며
가능하면 소나무나 참나무를 감고 올라간 것을 써야 한다고 하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오묘한 힘이야 말로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좋은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한겨울 혹한의 추위와
한여름 그칠줄 모르는 장대비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우리의 옆자리를 지켜주는 담쟁이...
낙엽의 모양이 우리의 심장 모양을 닮은 담쟁이...
보이는듯 보이지 않는 미세하면서도 잔잔한 가시속에
철끈같은 질긴 힘을 간직한...그러면서도 우리의 가슴을 언제나 추억에
젖게하는 미묘한 마력을 가진 우리의 빛바랜 삶....
서산마루 걸린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온통 담벼락을 물들이며
불타듯 타들어가는 담쟁이야 말로
우리의 초라한 가슴을 대변해 주던
우리의 타버린 생의 흔적은 아니었을까?
녹제/조연상
댓글목록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담쟁이가 이렇게 좋은 약재였던가요?
담쟁이가 무척이나 정겹던데, 이런 효능이 있었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많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건안 하셔요~!
윤복림님의 댓글
윤복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담쟁이의 끈기있고 생에 대한 모습을 그린 애절한 시 잘 보고 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낫다고 나서지 않으며...또한 모든이를 위해 고퉁을 대신하는 담쟁이..
비밀을 발견하고 갑니다...소나무와 참나무을 감은 담쟁이가 진짜이듯...!!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담쟁이......그 질긴 생명력...
조연상 선생님 오늘도 담쟁이에 대해 많이 배우고갑니다ㅡ
행복한 하루 되시어요^^
전온님의 댓글
전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접하니 고개가 숙여 집니다.
시상에 젖어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건필 하소서....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시인님의 글 귀담아갑니다 건필하세요
지은숙님의 댓글
지은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연상 시인님의 사진은 우리집 컴에는 늘 안보이는...
^*^
오~ 헨리의 마즈막 잎새여!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항상 모습만큼이나 듬직 하시며.모범을 손수 보이시는 조 작가님!..언제 또 만나려나?...글 감사 드립니다.
조연상님의 댓글
조연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들의 격려의 말씀 감사 드립니다.
지은숙 시인님만 빼구요...ㅜ.ㅜ;
아놔~~ 지선생님..
제발 꼬진 컴좀 새걸로 바까바욤..ㅎㅎㅎ
그런데 왜 그럴까요? 나참 희안하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