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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윤해자님의 '편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박인과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1,038회 작성일 2006-01-12 08:13

본문

편지





그대는
따라가기엔 버거운 달빛
언제쯤이면 그대에게 다다를 수 있을까



나를 가로막는 소용돌이
검푸른 빛으로 휘돌아 치고
슬픔으로 아롱지는 눈망울엔
뜨거운 회한만 일렁일 뿐



그대는 늘 수취인 불명
되돌아오는 빈 가슴


어디에도 없는 그대
발자취 애타게 찾는
찢어진 가슴으로 울부짖는 슬픈 영혼
애꿎은 우표만 희생당하고



네 가닥 전깃줄과 별빛으로도
채울 수 없는 마음
홀로 걸어가고 있다



그대, 아는가!
한 잔의 술로도 삭일 수 없는
한 송이 별빛 같은 동공을.
 

 

 박인과
윤해자님의 존재에 대한 성찰의 문제가 싱그럽습니다.
'그대는 늘 수취인 불명 / 되돌아오는 빈 가슴'으로 꿋꿋하게 삶을
관조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언제쯤이면 그대에게 다다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던질 때
벌써 도착지점에 안착해 있을 수 있음을 봅니다.
'찢어진 가슴으로 울부짖는 슬픈 영혼/애꿎은 우표만 희생당하'지만
찢어진 가슴이기 때문에 진실과 만날 수 있고, 애꿎은 사랑의 우표를
슬픔으로 띄우는 것이기에 '한 송이 별빛 같은 동공'으로 만날 수 있는
희망이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이미 수취인 불명의 편지는 모든 이들에게
도착되고 있습니다. 건필하소서.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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