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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그랬어요 -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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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770회 작성일 2006-05-08 15:53

본문

                                    심심해서 그랬어요

                                                                                        글 / 최수룡


  지난 2000년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선 우리나라는 2050년 전체 인구의 37.3% 이상을 노인이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데 있다. 노인문제로 인한 가족의 갈등은 이제 보편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문제 또한 심각한 상태에 있다. 오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내 어릴 때 어머니의 사랑이 그립기에 보고 싶은 어머니를 사모하며 글을 올린다. 


  내가 어릴 때 살던 우리 집은 봄이면 뒷동산에 진달래꽃이 온 산에 불난 것처럼 흐드러지게 많이 피고, 골짜기 마다 매화꽃이 만발하는 아름답고 조그마한 면 소재지 동네의 한가운데 초가집으로 본채와 헛간으로 되어있었다. 헛간은 집 안쪽에서 보아 사립문 왼쪽으로 있고 오른 쪽에는 조그만 앞집의 초가집이 있었다. 본채는 안방과 작은방 마루, 나뭇간을 지나면 부엌으로 들어가게 된다. 항상 나뭇간에는 솔가리(말라서 땅에 떨어진 솔잎)로 가득하여 가끔은 닭이 알을 품고 나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본채의 왼쪽 옆으로 감나무가 큰 것이 있었고, 바로 옆에 우물이 있다. 가끔은 감나무에 올라가 우물에 비추어지는 모습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감이 홍시가 되면 긴 장대(감을 따는 긴대나무)를 가지고 홍시도 따고, 잘 못하여 감을 우물에 빠뜨리기도 하였던 기억이 난다.

  우리 집에는 거위가 두 마리 있었는데, 수놈은 낯모르는 사람이 오면 목을 길게 빼곤 낯선 사람을 물기 위해 따라 다니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무척 즐거워했다. 그래서 앞집 아주머니는 물을 길으러 올 때는 항상 생소나무가지를 한손에 들고 물동이를 이고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가끔 심심해서 마루 밑에 불을 지피기도 하고, 마루나 벽에 못 같은 것으로 줄을 긋거나 그림을 그려서 온 마루가 흠집투성이가 되었다. 그래도 딱히 할만한 놀이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매일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침 일찍 들에 나가시면 저녁 늦게 들어오시곤 하셨다. 마침 성냥을 가지고 불장난을 하고 있는데 나뭇간에서,
  “꼬끼오 꼭꼭”
  “꼬끼오 꼭꼭”
  암탉이 소리를 지르며 나오고 있었다. 궁금해서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가 살펴보니 동그랗게 파인 동아리 안에 커다란 달걀 다섯 개가 있었다. 그때 물을 길으러 오던 앞집 아주머니가
 "얘, 너 거기서 뭘 하니?"
 나는 대꾸도 않고 부리나케 성냥을 찾으러 갔다. 나뭇간에 불을 지펴서 달걀을 구워 먹기 위해서다. 성냥 개피를 하나, 둘, 긋기 시작 하다가 드디어 불을 솔잎에 붙이게 되었다. 나는 멀찌감치 앉아서 달걀이 구워지기를 기다렸다. 불은 갑자기 엄청나게 번졌다. 불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마루 밑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갔다.

  그때, 앞집 아주머니가
  "에이쿠머니, 아니 얘가 집 태우려고 작정을 하였구먼,"
  물동이에 이고 가던 물을 나뭇간에 쏟아버리고, 들고 있는 생소나무 가지로 불을 끄기 시작하셨다.
  나는 엉겁결에 놀라서
  "아~앙" 소리 내며 울었다.
  상황이 너무 잘못된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해보아야 하는 버릇이 오늘날 발명을 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어릴 때의 소중한 체험은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을 개선하게 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생발명품에 관심을 갖고 지도하여 많은 실적을 올리기도 하였으며, 실용신안 특허를 여러 개 획득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너무 무서웠다. 동네 사람들도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밭에서 일하시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놀라 부리나케 뛰어 사립문으로 들어 오셨다. 어머니는 나를 품에 꼭 안아주셨다. 어머니의 거친 숨소리가 연거푸 내 귀뺨을 힘차게 때렸지만 오히려 평안하였다. 아버지는 널브러져 있는 상황을 살펴보고 연 거푸

  "어- 그 참!"
  "어- 그 차~ 암!"
  같은 말만 되풀이 하셨다.
  앞집 아주머니가 큰소리로 신이 나서 동네사람들과 어머니와 아버지께 불이 난 상황을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난 어머니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엄마!, 심심해서 그랬어요.'

  어머니 돌아가신지 꼭 십년이 되는 해이다. 보고 싶어요. 어머니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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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그 관심과 호기심으로
오늘날의 발명, 수필작가...끊임없는 도전의 행보가 계속되는것 같군요..
최수룡작가님...!  어릴적 추억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 심심해서 그랬어요.' 어머님이 그 말을 들으셨다면 평생 가슴에 못이 되셨을 것 같네요.
늘 내가 만든 일로 나 바빠 종종이며 집의 아이들을 외롭게 만든 건 아닌지,
글 읽고 깊이 반성하다 갑니다...
하늘빛 고운 날 행복하셨겠지요? ^^*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최수룡 작가님,
어릴적은 호기심이 최수룡 작가님에게 크나큰 선물이 되었군요.
어릴적 그 시절이 새록새록 피어오릅니다.

황선춘님의 댓글

no_profile 황선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호기심 엿보고 갑니다.
저도 어릴적 쌓아놓은 짚풀더미를 다 태우고 집에도 못들어가고 방황 하던
생각이 납니다. 고운글 잘 보고 갑니다.

김상우님의 댓글

김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시 그러한 상황에서 아들을 품에 꼬옥 안아주신 어머니의 마음은
무엇보다도 걱정했던 내 자식이 무사하였구나 하는 안도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릴적에 개구장이었던 사람이 후일에 개구장이들을 더욱 잘 지도할 수 있고
온통 사물과 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똘똘 뭉쳤던 사람만이 후학들에게
제대로 된 꿈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군요.
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선생님의 사모곡 한 편 잘 감상하였습니다.
 

최수룡님의 댓글

최수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시인님, 이은영 작가님, 오영근 시인님, 전광석 시인님, 김춘희 시인님, 황선춘 시인님, 김상우 시인님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올릴 때 마다 말씀해 주시는 조언으로 더욱 의욕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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