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 말리는 눈 먼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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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165회 작성일 2006-05-30 09:10본문
제 몸 말리는 눈 먼 물고기
시/강연옥
낮은 개천에서 놀던 물고기
큰 비에 일순간 바다로 쓸려나갔다가
꺼억꺼억 강을 거슬러 올라와
머무르는 것 없는 생(生)에 딱 한 번
가는 목 들어 서글픈 하늘 바라보다
떨구고는 울음 잠재우며 제 몸을 말린다
물 떠난 늙은 절의 목어(木魚)
산 그림자 내려와 절 마당을 덮으면
조용히 내리는 달빛에 묻어나는 물비린내
찔레꽃도 젖어 저렇게 하얗게 피어났을까
산새도 밤새 숨죽여 울어 저리 아름답게 노래할까
풍경소리 빨라지자 물살은 달려가고
길은 흩어지며 부서지고 또 부서져
별빛에 반짝 거리는 비늘 같은 점들만이
발 밑에서 맴돌아도 허공에 매달린 채
길이 없어도 길을 보는 깨어있는 눈 먼 물고기
아는 것이리라
살아 있다는 것은 젖고 마르고 또 젖는 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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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살아 있다는 것은 젖고 마르고 또 젖는 일의 반복이지만 반복이 없는 목어, 매달린채 제 몸 말리기만 하는 눈 먼 물고기, 아마 너는 이러한 것을 알고 있을것만 같구나.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숲 떠난 늙은 고목
어느 절의 종탑 위에서 물고기로 환생하였군요.
이 하늘이 물 속인 듯..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는 것이리라 살아 있다는 것은 젖고 마르고 또 젖는 일임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는 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