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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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881회 작성일 2006-05-31 22:01본문
아버지와 자전거 / 김 희숙
어둑어둑해져 오는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난 슬그머니 대문 밖을
나서곤 했지요. 왜냐하면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을때 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어귀로 들어서기 때문이었습니다
동구 밖까지 한 걸음에 내달려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한동안
서 있노라면 저 멀리 어둠을 가르고 오시는 아버지의
자전거 탄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콩콩 뛰었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곤 했지요
나를 보신 아버지는 항상 나를 뒷자리에 태우시고
"허리 꽉 잡아라." 하시며 힘차게 페달을 밟으시고...
아버지 등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달려 나가면
당신의 독특한 체취와 땀 내음이 느껴지고
난 어린 공주가 되어서 너무 행복 했었다는 걸
아버지 아세요?
우리가 도시라 이름 지어진 곳으로 이사해서
제일로 섭섭했던 것은 더 이상 아버지의 자전거는 없었고
날 공주처럼 느끼게 했던 아버지의 등에 더 이상 기댈 수 없음 이었답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서글픔 이었고 웬지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답니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도시를 택하신 아버지였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무엇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린 것 이었지요.
괜히 심통이 나서 툴툴거리기를 여러 날, 아버지가 급기야 중고
자전거를 사가지고 오셨지만 예전의 그 행복감은 사라지고 없었답니다.
아버지,전 지금도 가끔씩 아버지의 등이 그립답니다
당신의 등 뒤에 흐르는 어둠만큼이나
당신이 지녔던 삶의 꿈은 접고 사셨을 거란 생각을 그때는 하지 못했어요
아버지도 꿈을 꾸실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그냥 자식들을 위해서만 존재 하시는 분인 줄 알았답니다
이제 그때의 나만한 자식들이 눈앞에 있어 당신의 사랑을
뒤늦게 압니다. 못난 딸임에도 여전히 절 사랑 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오늘 앞서 걷는 아버지의 굽은 어깨가 왜 그리도 시려 보이던지
왜 그리도 굽은 어깨가 움찔하며 더욱 좁아 보이던지......
언젠가 꼭 한번쯤은 고향에 가서 그때의 행복을 간절하게 느끼고 싶고
아버지랑 같이 자전거를 타고, 아버지 등뒤에 얼굴을 묻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동네 주변 풍경을 샅샅이 살펴보고 싶답니다
그것이 아버지, 당신에게도 작은 기쁨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요.
시원한 초하의 바람이 불면 일부러라도 아버지께
학교 운동장에 가서 애들 자전거 좀 태워 주시라고 해야지
아니, 아들 녀석에게 할아버지 자전거 좀 태워 드리라고 해야지.
우리 아버지 "승용차 놔두고 얘가 정신이 어찌 된 거 아니여?"
하시려나?
어쩐지 오늘은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당신에게
투정부리고 싶은, 어린 시절의 공주로 돌아가고 싶은 날이었답니다.
충청일보 발표.
어둑어둑해져 오는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난 슬그머니 대문 밖을
나서곤 했지요. 왜냐하면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을때 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어귀로 들어서기 때문이었습니다
동구 밖까지 한 걸음에 내달려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한동안
서 있노라면 저 멀리 어둠을 가르고 오시는 아버지의
자전거 탄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콩콩 뛰었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곤 했지요
나를 보신 아버지는 항상 나를 뒷자리에 태우시고
"허리 꽉 잡아라." 하시며 힘차게 페달을 밟으시고...
아버지 등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달려 나가면
당신의 독특한 체취와 땀 내음이 느껴지고
난 어린 공주가 되어서 너무 행복 했었다는 걸
아버지 아세요?
우리가 도시라 이름 지어진 곳으로 이사해서
제일로 섭섭했던 것은 더 이상 아버지의 자전거는 없었고
날 공주처럼 느끼게 했던 아버지의 등에 더 이상 기댈 수 없음 이었답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서글픔 이었고 웬지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답니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도시를 택하신 아버지였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무엇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린 것 이었지요.
괜히 심통이 나서 툴툴거리기를 여러 날, 아버지가 급기야 중고
자전거를 사가지고 오셨지만 예전의 그 행복감은 사라지고 없었답니다.
아버지,전 지금도 가끔씩 아버지의 등이 그립답니다
당신의 등 뒤에 흐르는 어둠만큼이나
당신이 지녔던 삶의 꿈은 접고 사셨을 거란 생각을 그때는 하지 못했어요
아버지도 꿈을 꾸실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그냥 자식들을 위해서만 존재 하시는 분인 줄 알았답니다
이제 그때의 나만한 자식들이 눈앞에 있어 당신의 사랑을
뒤늦게 압니다. 못난 딸임에도 여전히 절 사랑 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오늘 앞서 걷는 아버지의 굽은 어깨가 왜 그리도 시려 보이던지
왜 그리도 굽은 어깨가 움찔하며 더욱 좁아 보이던지......
언젠가 꼭 한번쯤은 고향에 가서 그때의 행복을 간절하게 느끼고 싶고
아버지랑 같이 자전거를 타고, 아버지 등뒤에 얼굴을 묻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동네 주변 풍경을 샅샅이 살펴보고 싶답니다
그것이 아버지, 당신에게도 작은 기쁨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요.
시원한 초하의 바람이 불면 일부러라도 아버지께
학교 운동장에 가서 애들 자전거 좀 태워 주시라고 해야지
아니, 아들 녀석에게 할아버지 자전거 좀 태워 드리라고 해야지.
우리 아버지 "승용차 놔두고 얘가 정신이 어찌 된 거 아니여?"
하시려나?
어쩐지 오늘은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당신에게
투정부리고 싶은, 어린 시절의 공주로 돌아가고 싶은 날이었답니다.
충청일보 발표.
추천2
댓글목록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 져미는.글....새벽, 첫 댓글을 쓰며..
잠시 나의 고향을 생각 했습니다.
김 시인님~!..자주좀 오시길 ...
윤순희님의 댓글
윤순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등학교때 아버지랑 함께 자전거타고
아버지 등뒤에 무서워 얼굴 파묻고
등하교길을 달렸었는데.....
잠시 돌아가신 아버지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옛 생각이 남니다
그때 자전거도 귀하고
얼마나 타고 싶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