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산사 체험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946회 작성일 2006-08-25 21:21

본문

                                                            산사 체험 2

                                                                                      月峯 / 최수룡

지난밤에는 샤워를 하고 11시 경에 잠을 청했지만 첫날의 낯선 곳에서 잠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비몽사몽간에 목탁 두드리는 소리에 이리저리 잠을 자든 수련생들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예불에 참여하기 위해 우리는 강당으로 모여 함께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기 시작하였다. 이어지는 좌선수행 시간은 앉는 자세, 손의 모양, 숨을 쉬는 호흡법 등에 관해 강의를 듣고 좌선수행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새벽공기부터 후덥지근하여 목뒤로 땀이 흘렀다. 무념무상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모든 고통을 참으며 끝없는 적막 속으로 빠져들 즈음 법철 스님의 죽장이 흐트러지는 수련생의 등을 두드리는 소리가 새벽적막을 울리며 적막의 시간을 이어만 갔다. 꼬여진 허벅지와 다리가 쥐가 나는 느낌과 온 몸이 뒤틀리는 고통을 참으며 시간의 끝을 붙잡고 늘어지는 시간에 50여분의 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고통후의 편안함을 최고의 행복으로 느끼며 고통을 받은 다리와 무릎, 발목을 풀어주기 시작하였다.

오늘 아침 공양은 발우 공양을 하게 된다. 발우 공양은 스님들이 한 끼의 식사를 위해 한 톨의 곡식이 얼마만큼의 어려운 과정과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체험하는 시간이다. 한 끼의 식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지 그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소중히 음식을 대하는 식사예절인 셈이다. 각 조의 조장들은 그릇 통과 수저, 그릇을 올려놓을 천, 수저 집, 수건 등을 나누어 준다. 천을 펼쳐 놓고 그릇을 순서에 맞게 올려놓고, 1번 그릇에 물을 2번 그릇에 죽을 3번 그릇에 숟갈과 젓가락을 놓게 된다. 이때 물을 먼저 받아서 그릇을 깨끗이 헹군 다음 3번 그릇에 물을 두게 된다. 조장은 순서대로 죽을 나누어 주고, 반찬은 김치와 단무지를 4번 그릇에 받아야 하지만 그냥 죽 위에 올려서 받았다.

음식을 먹을 때에는 소리가 나지 않게 하며, 입으로 음식이 들어가는 것을 보이지 않게 그릇으로 입을 가리고, 음식을 씹을 때도 음식이 보이지 않도록 먹는다. 음식을 먹고 난 다음 3번의 물로 죽을 먹은 그릇에 비워 깨끗이 헹구고 단무지를 이용하여 깨끗이 그릇을 닦는다. 그리고 또 한 번 같은 방법으로 닦아서 먹게 된다. 이때에도 단무지는 먹으면 안 된다. 세 번째 물을 부어서 단무지를 이용하여 수저도 닦고 그릇을 헹구어서 단무지도 먹고 마시게 된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물을 이용하여 손으로 깨끗이 닦아내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복잡한 절차와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이다.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하는 활동은 하루해가 너무 긴 것 같았다. 사찰울력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우리 조가 맡은 곳은 강당 앞에서 일주문까지 청소를 하는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허리 필 시간도 없이 내가 하는 청소가 이곳 갑사와 계곡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깨끗함과 정결함 속에 시원한 산사의 상쾌함을 누린다면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너무나 열심히 한 탓 일런가 땀으로 옷이 미역을 감을 즈음, 빨리 다음과정을 위해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심신단련과 각종 호신법을 익히기 위해 대웅전 앞에서 불교무술과 선 수련을 하기 시작하였다. 위로 쳐다보이는 부처님의 모습이 열심히 노력하는 수련생들에게 신통력을 주시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점심공양을 한 후 소리체험 수련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갑사계곡에서 물에 발을 담그는 여유를 가지면서 수련생들과 담소를 나눈 후 법고 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용관스님의 법고 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예술적인 감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본인은 겸연쩍어 하였다. 이어서 계룡산 생태체험 시간은 자연사랑에 대한 국립자연보호회에서 강사님들이 갑사 주위의 자연에 대해 실물을 보아가며 자연의 혜택과 고마움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 또한 보람된 시간이었다.

저녁 공양을 마친 후 철야정진기도(촛불기도)를 하면서 바른 인생의 길을 소망하면서 우리 수련원생들과 1박 2일 과정의 템플 스테이에 참여하는 가족들과 함께 대웅전 앞 광장을 탑돌이 하는 방식으로 관세음보살을 외치며 돌기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촛불기도회는 장관을 이루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촛불기도 후에 촛불은 땅에 줄을 그어 그려놓은 대로 촛불을 올려놓으면 원효대사의 화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촛불기도가 끝난 후 우리는 대웅전에서 큰스님과 함께 예불을 드리게 되었다. 너무나 더워서 땀을 흠뻑 흘리면서 따라서 하였지만 이제 허벅지와 무릎 정강이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아서 다음 시간에 실시되는 반야심경 사경체험(반야심경을 한자 한자 쓰면서 절을 해야 하는 과정)을 잘 할 수 있을는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앞에 앉아서 불공을 드리는 스님들도 머리 뒤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간식으로 어른 주먹만 한 감자와 수박이 나왔다. 감자는 껍질을 벗겨서 먹어야 하는지 껍질 채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면서 처음에는 껍질 채 먹다가 슬쩍 껍질을 벗겨서 먹고, 수박은 먹고 난 다음 붉은 속이 보이는 것이 미안하여 엎어서 내 놓았다. 이제 반야심경사경이 시작되는 것이다. 자기의 소원을 쓰고 이 소원을 들어주시길 간절히 기원하며 반야심경을 한 자 쓸 때마다 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죽장의 소리에 맞추어 큰소리로 다음에 쓸 자를 외치면서 절을 하고 난 후 쓰는 것이다. 그리고는 죽장의 소리에 맞추어 일어나서 다시 시작을 하는 것이다. 벌써 계산이 빠른 사람들은 270자가 넘으니 큰절 270번을 글자를 써 가며 하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에 단단히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며 넌지시 알려 주었다.

허벅지와 무릎 위 정강이와 종아리, 발목과 엄지발가락 등 움직일 때 마다 엄청난 고통도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계속 진행 되었다. 옆에서 열심히 하는 수련생의 밑에 깔아 둔 그 두꺼운 방석도 흠뻑 젖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고통을 참고나면 그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시간도 여유를 주지 않는 시간의 끝자락을 향하여 내달음을 칠 즈음, 하늘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엄청나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정전이라도 되어 그만하게 되었으면 바라는 마음도 아랑곳없이 계속 진행되었다. 어느 듯 노트에는 마지막 장이 펼쳐져 있었고, 이제 더 이상은 이와 같은 수련회 참여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자를 쓰고 일어나면서 서로의 손을 감싸 쥐며 수고 했다는 이야기로 격려하게 되었다. 아! 이제 그만 쉬고 싶다. “오늘은 그만하고 쉬도록 해 주시지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오늘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참선하는 시간이었다. 참선의 진정한 의미는 '본마음.참나'인 자성자리를 밝히는데 있다. 다시 한 번 참선의 자세와 호흡법에 대해 법철 스님의 말씀을 듣고 수행의 시간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오늘의 참선수행은 주제가 무제라 하였다. 무제라? 그래 무제는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 것도 문제 될것 이 없다는 것인데. 나는 왜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없다는 화두를 가지고 이렇게 이곳까지 와서 앉아 있는 것인가. 아니 아무 상념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아무 생각도, 아무 의식도, 어떤 인연도 모두가 없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에이 그냥 무념무상으로 편안함으로 나를 버리라는 것이지. 어디선가 죽장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웬 잡념은 이다지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고. 죽장을 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반배를 하며 눈을 떠니 50여 분이나 되었다고 한다. 지금 시간이 12시이니 내일 아침 3시에 일어나려면 부지런히 샤워하고 잠을 청하여야 한다.

'고통은 우리가 살아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삶의 모습, 남 탓하지 말고 내가 지은 메아리' 스스로 겸허하게 돌이켜 볼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빨리 잠을 자야지. 아~아 졸려!
 
추천5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38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38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9 2008-08-14 4
37
화려한 외출 댓글+ 3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4 2008-05-26 3
36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2 2008-01-22 2
3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5 2008-01-22 1
34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8 2008-01-22 1
33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4 2008-01-21 2
32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7 2008-01-13 4
31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8 2007-10-31 4
30
갱시기 예찬 댓글+ 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0 2007-07-16 0
29
산책의 즐거움 댓글+ 6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8 2007-06-30 0
28
음주 입문기 댓글+ 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7 2006-12-06 1
27
安分知足 댓글+ 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2006-12-03 3
26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5 2006-11-22 1
25
어머니의 반지 댓글+ 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4 2006-11-13 0
24
댓글+ 2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3 2006-11-05 0
23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0 2006-10-27 1
22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2 2006-10-16 0
21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9 2006-10-09 1
20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6 2006-09-18 1
19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5 2006-09-04 1
18
산사 체험 3 댓글+ 8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2 2006-08-25 1
열람중
산사 체험 2 댓글+ 1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7 2006-08-25 5
16
산사 체험 1 댓글+ 2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6 2006-08-25 0
1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6 2006-07-31 0
14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4 2006-07-24 5
13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3 2006-07-18 0
12
체벌 - <수필> 댓글+ 6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4 2006-07-04 1
11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8 2006-06-28 0
10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7 2006-06-14 1
9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1 2006-06-05 3
8
아내 - <수필> 댓글+ 7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4 2006-05-29 1
7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7 2006-05-26 0
6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9 2006-05-21 0
5
탄원서 - <수필> 댓글+ 5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7 2006-05-13 4
4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1 2006-05-08 2
3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4 2006-05-04 2
2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3 2006-04-30 0
1
인사드립니다. 댓글+ 7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2006-04-21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