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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체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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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수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831회 작성일 2006-08-2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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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 체험 3
                                                                                      月峯 / 최수룡

너무나 어려웠던 과정인 탓인지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새벽 세 시가 조금 넘었다고 한다. 세수를 하고 새벽예불을 하기 위해 법담으로 갔다. 예불을 드리고 좌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오늘이 산사체험을 마치고 떠나는 시간이다. 그동안 고통과 어려움과 내가 겪었던 일들이 마냥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교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의 현장 체험학습을 추진하는 업무에서 실제로 내 스스로 체험을 하기위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부에 근무하시다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근무하시는 분의 따스한 배려와 대전에서 이번에 군에 근무하시다가 퇴임하시게 되어 업종선택의 번민 끝에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해 오셨다는 분, 교장선생님으로 퇴임하시고 해마다 산사 수련회에 참여하신다는 교육계 선배님도 따스함으로 다가온다.

아침공양 후 대자암으로 산행을 하게 되었다. 이곳 대자암은 큰 스님이 기거하시면서 스님들의 수련 도량의 장으로 전국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계룡산은 지리산, 묘향산과 함께 우리나라 3악 중 하나로 불리며 영험한 신력이 있는 산으로 전국에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무속인들이 한 때는 영험한 정기를 받기위해 무속인들의 산으로 자리잡아 왔다. 현재 계룡산에서 제를 올리는 무속인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용처럼 생긴 산세에서 보듯이 아직까지 최고의 명당임을 자부하고 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이곳 대자암에서 도량을 닦기 위해 수많은 스님들이 경쟁을 하고 있으며, 외부와 단절을 한 체 하루에 밥 한 끼의 식사로 연명을 하면서 수련을 하게 되는데 평균 3년 정도 도량을 닦고 많이 계신 분은 8년 동안 정진을 하고 계시다니 속세의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불교에서 그러한 훌륭한 스님들이 많이 계시기에 부처님의 말씀이 세속의 인간들에게 가슴으로 와 닿는 것이리라 생각을 하게 된다.

이어서 이어지는 사천왕문에서 대웅전까지 삼보일배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서로가 맞질 않아서 시행착오를 많이 하였지만, 함께 합심하여 관세음보살의 구호와 함께 진행되었다. 날은 덥고 온 몸이 천근만근 늘어졌지만 뙤약볕 아래 세 발걸음 후에는 절을 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대웅전이 보일쯤엔 공연히 눈물이 나왔다. 공연한 슬픔이 엄습하면서 눈앞을 가린 것이다. 이 눈물은 누구를 원망하거나 고통스러워서 내리는 눈물은 아닌 것이다.
이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고? 마음 한 구석이 시리고 아픔으로 다가왔다.

수련회 마지막 코스인 수계식 및 회향식 시간이다. 수계식은 불자로서 계(戒)를 받기 위한 의식(수계법회 의식)으로 보통 윤달이 드는 해(4년 주기)에 사찰에서 준비가 되거나, 또는 본사 사찰의 '개산대재'와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 행해지는 의식으로 주지스님이 법명을 주는 예식이다. 회향식(回向式)은 불교에서 ‘자기가 닦은 공덕을 남에게 돌려 자타 공히 불덕을 성취하는 행사”를 일컫는다. 공교롭게도 산사수련회가 윤달이 드는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각지도 않던 수계식까지 하게 되어 불자들은 행운이라며 보살님이 귀띔을 해 주었다.

주지 스님께서는 부처님 앞 상단에 높이 앉으시고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수계식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 수련생들을 위해 다섯 가지 가르침(5 계)으로 첫째, 생명을 소중히 하라. 생명을 죽이지 말고 자기 스스로를 공경하라. 둘째,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라. 지혜로 봉사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깨우치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말라. 셋째, 다른 사람을 간음하지 말라. 항상 마음을 정갈히 하고 다른 사람을 탐하거나 부정한 일을 하지 말라. 넷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 거짓말은 나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분들께 해악을 끼치는 것이니 정직하게 살라. 다섯째, 술을 너무 많이 먹지 말라. 술을 너무 많이 먹으면 지식의 발원인 뇌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지혜를 얻는데 정진할 수 없으므로 술을 먹지 말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이 모든 말씀은 나에게 꼭 절실히 요구되는 사항이기에 가슴 깊이 새기며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수련회를 마치면서 나에게 주지스님께서 내려주신 법명은 지명이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많은 지식을 쌓은 지혜로 세상을 밝게 비추는 봉사를 하라하셨으니 얼마나 마음에 드는 법명인가. 앞으로 더욱 공부를 열심히 하여 지혜로 주위의 모든 분들께 봉사할 것을 다짐해 본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불자가 된다는 의식으로 팔뚝에 연꽃무늬의 향불로 살짝 지지는 연비의식을 갖게 되었다. 엄청 뜨겁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따금하고 지나갔다. 용관스님이 향 다섯 개를 가지고 팔뚝에 표시를 한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의식을 집에 돌아와서는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를 비롯한 우리 식구들은 카톨릭교 신자이다. 아마 아내는 나의 체험활동을 이해할 테지만 나의 자식들은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이제 속세로 돌아온 나는 이번의 이 체험을 영원히 간직하며 인생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산사에서의 체험을 떠 올리며, 주지스님의 가르침을 항상 잊지 않고 학생을 가르치는데 더욱 정진할 것이며, 체험학습에서 얻은 교훈을 항상 삶에서 새기면서 살아갈 것이다.

산사에서 마지막 점심 공양을 하면서 주지스님은 아쉬운 듯 수련생들에게 언제든지 갑사는 열려있으니 항상 필요로 할 때는 쉬었다 가시길 몇 번이나 권고 하셨다. 공양간을 나온 후 감사의 말씀을 주지스님께 드렸더니 어디에 계시냐기에 대전에서 왔다고 하니, 가까운 곳에 계시니 자주 들려서 쉬어 가길 또 한 번 당부 하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온몸으로 가르침을 주신 법철 스님, 용관 스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또 삼림욕과 명상의 시간을 함께 도와주신 사무장님과 불교무술과 선/체조, 탁본, 촛불기도 등에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신 분들도 삼복더위에 노고가 많으셨음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가을엔 아름다운 오색 단풍으로 물든 갑사의 계곡과 갑사를 다시 한 번 찾아오리라 다짐하며 되돌아본 갑사의 모습은 더 한층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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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규정님의 댓글

이규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사의 체험
참으로 좋은 체험을 하신 선생님이 부럽네요.
그리고 또한
산사 체험의 일과와 그 느낌을 일연하게 정리하여 올려 주심에
글 감상하는 저 또한 좋은 공부를 한것 갔습니다.
그러기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김진관님의 댓글

김진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최작가님의 산사 체험 하시는 과정을 따라 가면서
간접적으로나마 함께 체험을 해 보았습니다.
산 경험을 좋은 글로 전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학2년 때 계룡산 MT갔다가 들려본 기억이 아련히 떠올랐습니다.
겨울철 산사는 적막 그 자체였지요.
저도 한 번 가보고 싶긴 한데
글을 읽으니 도무지 체력이 허락질 않을 것 같네요.
장문의 글을 통해서
재미있고 실감나게 간접경험 깊이 하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꾸벅!! ^^*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이규정 작가님....빈여백에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자주 자주 뵙기를 소원 합니다. 최수룡 작가님.정말 좋은 체험을 하셨군요. 멋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룡산.... 갑사의 선체험을 하셨군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깨달음의 경지...지혜의 깊이는 무한하나 자연을 바라보는 모습이 이제부터
달라지게 되겠지요...그 속에 지혜가 있으리라 생각되니까요...

최수룡님의 댓글

최수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규정 작가님, 김진관 시인님, 오형록 시인님, 오영근 시인님, 이은영 작가님, 손근호 발행인님, 김석범 시인님 부족한 저의 글에 머물다 가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그외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으시고 다녀가신 분들께도 건필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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