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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나의 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3건 조회 1,091회 작성일 2006-08-26 08:37

본문

태풍이 지나 간다고 한 이틀 비 바람이 몰아쳤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비를 핑계 삼아 휴가를 신청하였다.
집사람에게는 심신을 재 정비하기 위함이라는 자못
비장한 말을 했지만, 사실은 며칠 전 후배가 선물한 그 놈의
중국 대나무 술이 눈앞에 어른거리며 나를 꼬드기기 때문 이었다.
술도 먹고 책도 보고
비가 오기 때문에 혹은 비가 오니까……

방구석에서 술 먹고 앉아있는 꼴을 누가 좋게 보겠는가?
요즘 부쩍 은근히 왜 그렇게 힘을 못쓰냐는 은유와 돈 적게 벌어 온다는
눈총을 받는 처지에 비를 핑계 삼아 낮술 먹고
책상머리에 끄적거리고 앉아 있으니……
아이들 같으면 대견스럽기나 할 텐데
지가 무슨 천상병이라고 틈 만 나면 술,

당연히 가재미 눈을 뜨고 아예 가까이 오지도 말란다.
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헐떡거리며 달리는
힘든 대한민국의 중년 가장이여~!
그 누가 알아주랴?

어떤 때는 집사람 돈 벌러 가고 집에서 술이나 축내는 뒤바뀐 상상을 해 보지만
그 따가운 눈총을 생각하면 숨이 멎는다.
알코올 중독은 분명 아닌데 입에 맞는 음식을 보믄 술 생각부터 나니
필시 내 전생은 아마도 황진이 남친 였는지도 모르겠다.
뭐, 아니면 말고……
 
2박3일을 꼼짝도 안하고 방에 있다가 밖에 나오니
비 바람에 혼 줄이 난 가로와 녹지의 나무들이 넋이 빠져
바닥에 잎들을 수북이 떨구고 서 있다. 누가 먹으려고 심어 놨겠는가?
그저 관상용으로 심은 감나무 잎도 몇 잎 남지 않았다.
그나마 감 몇 개쯤 붙어 있으면 까치들 한 철 먹이는 되었었는데

자연이 하는 일을 사람이 어찌하랴?
여름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또 한번 가을이 오겠구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길을 걷다가
시궁창 덤불에 눈이 멎는다.

아~! 저 잡풀들을 보라!  낮게 사는 법을 알고 있었다.
소나기 오면 수그리고 비 바람 몰아치면 땅에 깊이 뿌리 박고
오히려 시궁창에서도 밑거름이 되는 영양분을 먹고
더 싱싱하게 자라고 있질 않은가?
아무리 비가 와봐라! 잠기면 잠겼지 떠 내려 가지는 않는다.
저희들끼리 서로 뒤엉켜 잎을 떨구지도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나도 분명 잡초를 닮았다.
비오면 수구리고 한 이틀 방에서 처박혀 조용히 술 먹고 근신 하며
쓰잘대 없는 잡문이나 끄적거리고,
비 그치고 날 맑으면 또 다시 살아나서 쌩쌩하게 출근하고

집사람이 개기지 말고 쌩까지 말라고 해도 개의치 않기로 한다.
아무리 그래 봐라 내가 말 듣나?
왜냐면
그럴수록 더 쌩쌩해져야 되는 게 잡초니까.

대한민국의 중년 가장들이여!
아무리 눈총을 받아도
폭풍이 몰아쳐도 절대 쓰러지지 않는
쌩쌩한 잡초들처럼 기 죽지말고 삽시다!

========================================
06년 8월

'신천희'의 동시가 생각난다..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내가 옷 사 입나/ 술 사먹지! "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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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리 눈총을 받아도
폭풍이 몰아쳐도 절대 쓰러지지 않는
쌩쌩한 잡초들처럼 기 죽지말고 삽시다!
,,,,,,,,,,,,,,,,,,,,,,,,,,,,,,,,,,,,,,,,,,,,,,,,,,,,,,,,,,,
동감하며 즐감하였습니다. 건 필 하십시요.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의 잡초........ 온갖 비바람의 난고에도 버티어 내는 그 비장함이
우리 중년의 젊은이에게도 살아 있기에 바퀴처럼 굴려가고 있지요...  요즘 어려운 현실속에서 더욱 낮추고 잡초처럼 살아가야 함을 깨닳고 갑니다...
남은 더위 조심하시면서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영근 시인님, 인생 산다는 게 다 그렇지요.
그러나 소주 한 잔 놓고 먼 산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러한 삶이
이 세상 삶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삶인지도... ^^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시인님 더운날입니다
쐬주 참 좋지만 몸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자초처럼 생명력 강하게 살아 봅시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책상머리에 끄적거리고 앉아 있으니……
아이들 같으면 대견스럽기나 할 텐데
아이들의 시절을 그리워 하며 대견스러워할
그분을 그리다갑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예 오영근 시인님의 삶을 보고 갑니다
저 또한 잡초처럼 살아 남겠습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힛!! 마치 곁에 있는 듯하여 한참 웃다 갑니다.
저 눈치없이 웃어도 되나 모르겠사와요..
지켜봐주는 이 없어도
제 삶에 최선을 다하는 잡초를 누가 감히요~~
홧팅하세요, 언제나요~~ ^^*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영근 시인님, 술 그러면 시인님이 생각납니다.
광주에서 술 한잔에 맛나게 드시는 안주
"인생은 중년부터다" 외치시고 힘내십시요.

그래도 살만한 세상 아닌가요.
몰래 봐야할 일기를 시인님께서  보여 주시니
맛나게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십시요.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술잔앞에 계신 선배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건강을 생각하셔서 적당히 즐기시길 바랍니다~!!
늘 건안하시길 두 손 모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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