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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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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11회 작성일 2007-01-2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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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던날
글/오형록


이곳 땅끝 해남 십 수년의 비닐하우스 농사 갖가지 어려움을 수도 없이 겪어 왔지만 비닐 하우스 최대의 적은 바람이다. 끝없이 펼쳐진 다도해의 수려한 풍광이 보는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발길을 붙잡는다. 이른 아침에 얘들 등교를 위해 해남으로 가는 길 간밤에 내린 눈이 간헐적으로 쌓여있고 거센 돌풍과 함께 간간히 거센 눈보라가 몰아쳤다. 이몽리 산 아래를 치달릴 때 심하게 차가 흔들리고 차창 틈새로 살을 에이는 찬 바람이 연신 창안을 기웃거렸다.

오늘은 절여 놓은 김치를 건지는 날 뚝 떨어진 기온과 심한 바람으로 손과 발이 얼어 시큰거리더니 나중엔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얘들 엄마는 남리 오일장에서 구입한 쪽파,청각, 디포리, 다시마, 대파, 그리고 멸치젓, 목포갈치, 마늘, 당근, 굴, 갓, 새우, 사과등을 고추가루와 버무려 김치속을 만들었다. 숙모님들과 동네 아줌마 한 분이 함께 수고 해주셨기에 가까스로 해질녘에 마칠 수 있었다.

관리를 위해 어느틈에 하우스에 와 보니 바람의 위력을 새삼 실감 할 수 있었다. "순간 작년 겨울 갑자기 몰아친 돌풍에 하우스 비닐이 날리고 그날밤 내린 폭설로 120일 정성드린 방울 토마토가 돌이킬 수 없는 동해를 입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 올랐다." 미쳐 마무리하지 못했던 비닐을 기어이 북 북 찢어발겨 굉음을 울리며 팔락이고 있었다. 서둘러 하우스에 올라 팅겨 올라온 스프링을 다시조이고 펄럭이던 가장 자리를 컷트칼로 조심스럽게 잘랐다. 하우스 뒷편 골짜기를 타고 거세게 불어닥친 바람은 화기넘치던 얼굴을 하얗게 질식 시켰고 손발이 싸늘하게 얼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땅거미 내리고 차가운 밤이 되었지만 바람은 좀처럼 사그라지질 않는다. 이렇게 사나운 바람은 언제 어느때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기며 비아냥 거릴지도 모른다. 수많은 시간 갖은 노력과 투자로 일구어놓은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테러리스트 바람이 이순간도 창문을 흔들고, 내 가슴도 마구 흔들어대며 또 다른 태러를 모색하고있다.


06. 12. 2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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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일 정성드린 방울 토마토가 돌이킬 수 없는 동해를
~ 애지중지 키운 정성이 하루 아침에 하늘 바라보게 하는
바람 바람에 기도를 해야 되겠습니다.
행운이 늘 함께 하십시오^^

최경용님의 댓글

최경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년말 전라지부모임에서 먹던 방울도마도 생각이나니 그놈의 테러가 더욱 미워 집니다
늘 기상에 매여 맘 조려야하는 농부," 눈만 뜨면 기상부터 확인하는 심정," 인력으로 감당이 안돼어 손을놓고마는 마음고생,"
수확을 할 때 모든 시련 잊는 순박한 감사, " 내 피붙이같이 애지중지 하는 사랑," 자나깨나 병들지않나 노심초사,"
농사,' ! 그래서 농사는 천하지대본 이라 하나 봅니다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農者天下之大本 이라 했는데
그놈의 하늘이 農者의 마음을 가끔씩 뒤 흔들고 있으니
하늘이 땅의 마누라랑 싸워서 삐져뿐나 모르것네요
하늘과 땅의 사이가 좋아야 바람잘 날 없을텐데요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까요 합의 이혼하기 전에...
올해는 대풍 이루시길 바랍니다 글, 잘 감상하고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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