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풀어놓는 저녁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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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718회 작성일 2005-08-21 20:49본문
슬픔 풀어놓는 저녁 무렵
시/강연옥
한낮 한 줄기 빛조차 가슴에 받지 못한,
그리하여
그대 그림자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메마른 돌멩이에 촉촉이 검은 이끼 드리우는
저녁 무렵은
슬·퍼·지·는 시간입니다
세상 모든 색들
제 빛깔 물들인 후 돌아와
서로 몸 비비고 섞이며
제 색 벗고 한 몸 되어 가는 저녁 무렵엔
가지 끝에 달린 마지막 감 하나 쪼아대는
새 한 마리가 성급해집니다
내 뜰을 벗어나 돌아앉은
햇살의 뒷모습 사라지고 나면
새의 흔적도 없습니다
슬픔을 돌돌 말아 가슴에 묻고서
창문 닫지 못하면
길 잃은 바람이 달려와 슬픔 풀어놓는
저녁 무렵은
그런 저녁 무렵은
슬·퍼·지·는 시간입니다
(2004년 11월에 )
댓글목록
김유택님의 댓글
김유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시인님! "슬픔 풀어놓는 저녁무렵" 지나면 내일의 희망이 또다시 떠오르지 않을까요?
따근한 녹차 향기를 음미하시는 기분의 저녁무렵이 되시기 바랍니다
시인님의 글에 머물어 이밤을 갑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슬픔을 돌돌 말아 가슴에 묻고서
창문 닫지 못하면
길 잃은 바람이 달려와 슬픔 풀어놓는
저녁 무렵은"...
특히 가을 저녁 무렵은
귀뚜라미 소리가 너무 처량하여
대상도 없이 까닭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뭉턱 뭉턱 몰려오는
아릿한 그리움을
어쩔 수 없습니다.
아마 가을 탓인가 봅니다. ^.~**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을에 길잃은 나 바람되어 그대 열린 창으로...
한참을 머물다갑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3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한참을 더듬었습니다. 기억들을...,
힘들게 내려와 슬퍼합니다.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슬픈 그 자리에서
서성거리는 그림자 앉고
창가를 지키는 강 시인님이
어여쁘도록 슬픈 얼굴이 잠깐 스치웁니다.
김영태님의 댓글
김영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이 저물면 마음은 노을 앞에 고개 숙입니다
여린 마음을 가져 시심이 가득 찬 강시인님의 마음을 잠시 엿보다 갑니다
건필 하십시요
이민홍님의 댓글
이민홍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해 11월의 노래...음~ 생각난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에 마지막밤을...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체~~ 우리는~~
김예영님의 댓글
김예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고운 시에 마음 머무르고 갑니다.
양남하님의 댓글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도 저녁은 밤을 준비하는 시간이지요. 밤이 있기에 슬픔도 괴로움도 새로 탄생하는 것은 아닌지요. 길 잃은 바람이 달려와 모든 슬픔을 풀어놓으면, 밤은 넉넉한 가슴으로 보듬지요.
슬픔이 있기에 기쁨의 맛을 알게에 혹자는 외로움과 슬픔을 모르는 사람은 문인이 아니라고 했던가요?
고운 시심에 오래 머물다 갑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낮에는 매미소리가 아직 들리고 있고
밤이 되면 귀뚜라미 소리가 들립니다.
시들어가는 여름이 가을의 손을 천천히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졌습니다.
환절기에 동인님들 감기 조심하세요.
따듯한 마음이 담긴 댓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가을땜에 아련히 아파오는 가슴은
일부러 약으로 치료하지않아서
좋고 음미하면 약이되지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네요.
아픔이 글쓰는 사람들에게는
병이 아니라 약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