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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잘린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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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757회 작성일 2007-04-05 17:41

본문

간혹 나올 때 마다 철문 열고나서면
아쉽게도 뒤돌아보게끔 만드는
작은 문 닫힌 어두운 사물함에 있어야 할
돈으로 환산하면 비싸지 않은
손가락 더워 손마디 잘린 장갑
이름 석 자 써진 작은 사물함
밖에 나와 있는지 걱정되게 만드는
손가락이 찾는
매콤 달큼 길곡 풋 고추
산누리 영주 사과 하나도 없는 빈 상자
어제 내린 비에 젖은 신문
바퀴 두 개 달린 손수레 쇠파이프에 걸쳐져
손등에 붉은 피 흐르는 언제 생긴지 모를
밤 고속도로로 달리고
손가락이 맞닿을 수 있는 손바닥 
생명선 이어진 낮 지방도로
사이렌 울리며 달리는 구급차
손마디 잘린 장갑 터널로 들어가
고속도로로 달리려 하지만 잘려나간 손마디
세무가죽 막아서 되돌아오는 지방도로
고속도로에 길곡 풋 고추 널려
충돌과 추돌 반복하는 사이
영주 사과 뒹구는 지방도로 감기 몸살 앓아
국도로 달려도 손마디 잘린 장갑은
어두운 사물함에 잠들어
주인이 찾아올 날만 기다리지만
사물함 위에서 누르는 오래된 운동화에 눌려
생명선 있는 손바닥에 그려진
긴 지방도로에 언제나 있는 차선 긋는 장갑
잃어버린 아쉬움에 오늘 작은 사물함 열어 볼 수 없지만
내일 가도 모레 찾아가면 둘이 몸 맞대고
쇠 비린내 풍겨 사면이 거울인 벽에 반사돼
아쉬움 지워버려 작은 미련에 큰 미련 겹쳐
작은 미련 갖지 말고
부킹에 목숨 건 자동차 다섯 대 밤 행렬
손 씻을 때 비누 적게 묻은 약지 손가락 부분과
손 씻을 때 비누 제일 많이 묻은 엄지손가락 이어진
시내 차도로 달리는 아쉬움 떨쳐 버리는 손마디 잘린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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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손가락 잘린 장갑,주인 잃은 장갑...시인님의 빈마음 닮은...
글 감사히 읽습니다 어렵군요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충돌과 추돌 반복하는 사이
영주 사과 뒹구는 지방도로 감기 몸살 앓아
국도로 달려도 손마디 잘린 장갑은
어두운 사물함에 잠들어
주인이 찾아올 날만 기다리지만
~
한 느낌 합니다
증거운 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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