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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mm 가는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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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435회 작성일 2007-04-17 10:56

본문

0.5mm 가는 펜으로 그대 얼굴 그려
공기놀이하는 어린 소녀 좁은 흙 마당에
두 무릎 꿇고 가만히 내려놓으면
두 손 안에서 뛰어 놀던 다섯 개 작은 돌
따스한 그대 체온 내품으며 찬 흙으로 쏟아집니다.
공기에 햇빛 쏟아져 부딪치는
그대 돋보기에 햇빛 모아 지나간 자리
검은 먹지에 뚫린 구멍으로 찬바람 스며들어
작은 떨림이 손끝에 전해지는 날 
그대 얼굴 그린 하얀 백지
다섯 개 공기 감싸 안은 채
처음 입은 바지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갑니다.
먹지 않아 빈 위 속에서
작은 떨림 보다도 더 작게 들리는 그대 행한
보고픈 소리에 호주머니에 들어가 구겨진
다섯 공기 체온 묻어난 그대 얼굴 그려진
하얀 백지 펼쳐 눈물나는 두 눈에 그대 향한
돋보기로 바라보지만 커진 두 눈에 나타난
공기 보다 더 큰 빛나는 눈동자
아무 말 없이 가슴 때리는 빗물로 다가와
울음을 흘리게 만듭니다.
0.5mm 가는 펜으로 그대에게 검은 먹지에 편지를 씁니다.
Roller Pen 열어 그대 검은 몸 보는 순간
떨어진 금빛 도금 작은 원 링은 얕은 소리 내며
발밑에 떨어져 그대 향해 머리 숙일 때
가는 펜 끝에 묻어난 먹지 자국에 가려
작은 링 끼고 당신 몸 숨기려 힘 있게 닫습니다.
먹지 자국 아직도 남아있어
하얀 백지에 그대 향한 마음 남을 때까지
먹지에 지나간 자국 눈물이 넘쳐흘러 메우고 메워
그대 향한 순정이 구겨지지 않은 하얀 백지에 닿아
다시 빨아 입은 바지 호주머니에 들어가도
지워지지 않은 공기마다에 숨은 사연
발밑에 뚝뚝 떨어져 흩어 진 마음 보다 더 굳게
굳어버려 뒹굴어도 뚜껑 닫힌 Roller Pen
가슴에 품고 떨어져 나가도 떨어져 나갈 수 없는
두 심장 속에 끼고
그대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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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에 품고 떨어져 나가도 떨어져 나갈 수 없는
두 심장 속에 끼고
그대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사모님과 일심동체 되시어 험한 세상이나 견디어
하늘의 그대를 향하여 살아가시겠다는, 맘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를 읽고 나니
0.5mm Roller Pen 이 다시 보입니다.
시를 쓰기 위해 메모를 자주 하지만 펜을 눈여겨 본적이 없답니다.
쓸데없이 메모지만 손가방을 어지럽히니.... 정신이 없더군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시인님..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에 품고 떨어져>< 나가도 떨어져 나갈 수 없는>
두/ 심장/ 속에 /끼고
<그대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좋은 詩에 머물다 갑니다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하얀 백지에 그대 향한 마음 남을 때까지
먹지에 지나간 자국 눈물이 넘쳐흘러 메우고 메워
그대 향한 순정이 구겨지지 않은 하얀 백지에 닿아
다시 빨아 입은 바지 호주머니에 들어가도
지워지지 않은 공기마다에 숨은 사연
발밑에 뚝뚝 떨어져 흩어 진 마음 보다 더 굳게
굳어버려 뒹굴어도 뚜껑 닫힌 Roller Pen
가슴에 품고 떨어져 나가도 떨어져 나갈 수 없는
두 심장 속에 끼고
그대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마음에 와 닿는 글 읽고 갑니다.
시인님이 쓰신 '스프링 노트'란 시도 함께 떠오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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