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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

페이지 정보

작성자 : 허순임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5건 조회 1,629회 작성일 2005-08-26 14:47

본문

**여름이 끝날 무렵**


여름이 시작된 그 무렵 어느 외딴섬에
수채화 같은 둘만의 비밀정원이 있었다.

절벽끝의 아슬이 피어있던
갸냘픈 코스모스도 우리와의
뜨거운 사랑에 그만 계절 감각을 잃고
선홍색의 빨강 꽃잎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풀잎이슬의 노랫소리에 눈을 뜨고
모닝커피 한잔과
토스트 한 조각에 아침을 내어주고

우리만의 비밀정원에
주렁주렁 열려있는 여리디 여린 고추 몇개와
겹겹이 겹치마에 덥다고 아우성 치는
상추 여인의 치마도 몇장 걷어서

쌈장의 사랑소스를 넣어
둘만의 속삭임과 함께 점심을 내어주었다.

자신만의 세상인양 의기양양의
태양의 신 아폴론님이 서산마루에 걸터 앉고

밀려오는 썰물과 함께 팔딱 거리는
망둥이 녀석들 광주리에 한소큼 넣어
집으로 돌아오는 그 무렵...

하늘은 어느새 까망 물감으로 채색되어지고
입안 한가득 망둥이 소금구이와 함께
당신과의 사랑은 깊어가는 한 여름밤이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덧 살갖에 느껴지는 찬 바람

여기저기 소풍다니는 고추 잠자리떼와 함께
산고의 아픔에 어느 여인이게 돌아갈
탐스런 호박에 노오란 물감이 내려앉고

멀어져가는 하늘만 쳐다보는 해바라기 요정도
어느덧 까망 씨앗을 낳는다.

"똑똑" 노크하는 가을 손님과 함께
우리의 사랑을...

진보라의 알알이 익어가는
포도 송이송이마다 그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하나 하나씩 조심스레 차곡차곡 넣어둔다.

"어서와요" 가을님! 이 포도 드셔 보아요!
여름내 키워온 우리 사랑이에요!

글/허순임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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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익어가는 열매.... 세월따라 더욱 성숙하는 사랑이 주렁주렁 가슴으로 다가오네요...^*^~
싱그러움 가지고 갑니다... 좋은날되소서...!! 

박란경님의 댓글

박란경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박함이 배여 있군요!허 시인님!^^*확실히 예쁜 꽃을 마주 하시니,색감이 뛰어나요.
 비밀화원의 요정이시네요!^^*그 사랑하는 님과 이름다운가  을 맞으시길..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김석범 선생님^^.....선생님의 가을도 주렁주렁 사랑이 익어가길 바랍니다,,선생님도 좋은날 되셔요^^*
박란경 선생님^^......이뿌게 보아주셔서 감사드려요..아주많이요^^..선생님의 가정에도 늘 사랑이 넘쳐나는
                            행복한 분이 되어주셔요..선생님의 가을도 아름답기를 기도합니다..

두분 다녀가심에 저의 가슴의 사랑을 살포시 내어 보았습니다,,,느껴지나요,,,제 사랑이요..편안밤 되셔요 두분요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시인님 여름 잘 보냈는지요?
아이들도 엄마 사랑 물씬 나게 받아가며 꽃과 더불어 잘자라고 있겠지요.
비밀 정원에 알콩달콩 사랑 쌓아가는 낱알들이 여물어 주렁주렁 열렸군요.
잘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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