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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547회 작성일 2007-06-01 22:38

본문

나는 노래하는 가수 주위에 맴도는 백 댄서
내 이름은 눈(雪)
쉬지 않고 흔들어대는 팔과 다리에 흐르는 땀 냄새 맡고
날개 있는 개미는 날아와 물지만
날개 없는 개미는 물지 않는다.
언제 날아와 물었는지 발등이 가려워 더욱 세차게 발 흔들어
가려움 날려 버리고 Harlem Shake 춤춘다.
모래밭에서는 맨발 잘 빠져 
떠나간 어머니 발자국 찾으려 팝핀(Pop and Go) 춤추고
물 위에서 물이 신경 죽여주는 酒 바다로 변해 바다에 빠진
아버지 혼 찾으려 물 위 걸어 락킹(Kick Walk)에 몸 싣고 날아간다.
날개 달린 개미집 있는 풀밭에서 백 댄서라 떠나간
학벌 있는 왼쪽 날개와 좋은 가정 있는 오른쪽 날개 달린 여대생 잊으려
브레이킨(Air-Track) 춤추지만
천형의 벌이 내려 열린 내 땀구멍에 흐르는 땀은 멈추지 않는다.

한 명의 여가수 두 명 주전 백 댄서
흰색 원피스 입은 일곱 명 보조 백 댄서가
자연의 빛 감춘 일곱 가지 무지개 빛 움직이는 조명아래
립싱크로 노래 부르며 춤추고 있다. 백 댄서는 모두 여자다.
대기실 감전된 치열한 춤의 전선에
돌돌 말아진 김밥 터지는 소리에 놀라
맨 오른쪽 백 댄서 무대에 쓰러진다.
아무도 노래와 춤 멈추지 않고 생방송은 진행된다.
대기실 탁자에 퍼져있는
단무지·시금치·당근·햄·뼈 있는 계란 중 시금치만 냄새 변해
무대로 퍼져 오지만 누구 하나
쓰러진 백 댄서 일으켜 세우지 않는다.
동료 목숨보다 중요한 생방송 진행에
여가수는 계속 노래 부르며 춤추고 백 댄서는 춤만 춘다.
무대 옆에서 무대 진행 요원이 뛰어나와 쓰러진 백 댄서
파김치 된 두 다리, 붉은 조명 빛 먹은 무거운 머리 들고 나간다.

나는 눈이 되어 보고 있었다.
쓰러진 백 댄서 흘린 땀 굳어진 별 빛 쏟아져
겨울 비 눈이 되어 내린 날
나는 항공기 조정석에 내려앉은 나의 춤은 얼지 않고 빗물 되어 
두 날개로 흘러가 보조 날개 펴고
우주선에 그려진 내 얼굴과 몸이 바로 옆에서 하늘로 치솟는다.
나는 가수의 춤에 맞춰 노래 부르고 싶다.
눈(雪)이 비(雨)가 되었다. 날아가자 끝없는 창공으로 날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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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학벌 있는 왼쪽 날개와 좋은 가정 있는 오른쪽 날개 달린 여대생 잊으려
브레이킨(Air-Track) 춤추지만
천형의 벌이 내려 열린 내 땀구멍에 흐르는 땀은 멈추지 않는다.

~
건필하십시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ACK DANCERS 를 잘 감상하였습니다.
출근 전에 아침 시인님의 시를 보아 거듭 읽었습니다.
애들 가르치면서 남다른 여음의 시를 언제 창작하시나 생각하니
그 노고가 눈에 어른거립니다. 시인님의 끊임없는 창작열에 감동을 얻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 댄서들을 다룬 한국 드라마를 잠깐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직업이나 남모르는 애환이 있겠지만 백 댄서들의 비환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삶의 모습 또한 주인공 뒤에서 보이지 않게 팔 다리를 흔들어대는 그들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멋진 글을 뵙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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