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떨어져 나간 아버지 팔과 아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801회 작성일 2007-07-17 12:01

본문

아이는 어른 보다 오래 산다.
아버지와 아들이 지상과 멀어져 하늘로 올라간
사람 개미처럼 보이는 상공에 비는 뿌리지 않고
햇빛이 눈부시게 뿌렸다.
뿌리 있는 나무 비와 햇빛 바라고 서있는 날
비가 내리면 햇빛은 보이지 않을 뿐
햇빛 내리쬐면 비는 하늘 높은 곳에 숨어 숨 헐떡거린다.
아버지는 아들 먼저 보내기 안쓰러워 두 팔로
맑은 정신 할 수 없이 놓기 전 감싸 안아 가슴에 품는다.
말하지 못하는 대신에 팔이 떨어져 나간 자리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숨을 거두었다.
아들은 아버지 보다 당연히 오래 살 수 있었는데
아버지 보다 먼저도 아닌 함께 아버지 품에서 잠들었다.
말 배우기 전 떠나간 아이 입 자리에 피어난
눈물 꽃 그 이름은 누하화(淚河花)
멀리도 떨어져 있지 않는 아버지 옆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는 어머니
가는 팔이 길 다면 여윈 다리 쭉 뻗어 아이에게
닿을 수 있다면 누하화 품에 안아 감싸고 푼 어머니
그렇게 보내려면 아들 낳지 않을
말 없는 어머니 옆에 두 눈 감고 먼 이국 산 속에
내려앉은 천사에게 개미는 다가간다.
죽음 있는 나라에 살아 숨쉬는 것조차 두려워 말고
다가선 춥지 않는 더움의 바람에 나뭇잎 흐느껴 울었다.
아버지 떨어져 나간 팔 아들에게 이어지지 못하는 아픔
하늘에서는 오지 않는 비 뿌린다.
긴 줄 일렬로 걸어가는 개미 행렬에 이탈한 개미 한 마리
질질 오줌 뿌리고 사람이 먹다만 사과 구멍 속이
훤히 보이는 언덕 아래로 내려간다.
누구에게도 찾아 갈 수 있는 것들 보이지 않는
선택의 끝머리에 매달려 다가온 죽음
어찌할 봐 몰라 몸부림쳐도 하늘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비 멈춘 이국의 산언덕 신의 빛 내리쬐는 사과 구멍에서
나온 개미는 떨어져 나간 아버지 팔이 멈춘 아이의 눈앞에
멈춰서 하늘 원망하고 대지 한탄하지만
아버지 팔은 어깨에 이어지지 못한다.
죽음은 그렇게 먼 이국땅에서 펼쳐져 흰 구름 타고
이리고 오는데 마중 나오는 개미는 한 마리도 없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보내는 자식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아플 것 같습니다.
부모는 선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했나요.
경험이 없더라도 부모라면 누구나 짐작이 가고도 남는 아픔입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하화'의 전설인가요? 아님 설마 진짜 선생님의 경험은 아니시죠? 그렇다면 정말 뭐라고 말씀을 올려야 할지....가슴아픈 일이네요...;; ㅜㅜ 그것도 먼 이국땅에서 먼저 보낸 자식이라면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가슴 아픈, 그러나 가슴 뭉클한 시 잘 봤습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캄보디아 사건의 뒷이야기이시군요..
시인은 때론 객체(세계)의 자아화-주로 소설에서 많이 쓰는 것인데-를 잘 다루어야 좋은 시인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고 다시 읽으니 가슴에 더 와 닿네요...^^
좋은 시 잘 봤습니다. ^^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29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29
거리풍경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4 2006-10-31 0
228
스프링 노트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9 2007-02-25 0
22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5 2007-04-12 0
22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2007-05-06 0
225
종이인형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7 2007-06-05 0
22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4 2007-07-27 0
223
햇빛 찾기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0 2007-10-20 0
22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2006-11-05 0
221
세차장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5 2007-02-28 0
22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9 2007-04-13 0
21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3 2007-05-07 0
21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7 2007-06-07 0
21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8 2007-07-29 0
21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8 2007-09-11 0
21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 2007-10-24 0
21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2007-03-02 0
21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2007-04-14 0
21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2007-05-10 0
21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2007-06-11 0
210
金天竹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1 2007-07-31 0
20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2 2007-09-12 0
20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4 2006-11-24 0
207
난쟁이와 어둠 댓글+ 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2007-03-06 0
20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6 2007-04-16 0
20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2007-05-11 0
204
네 잎 클로버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4 2007-06-12 0
20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7 2007-08-03 0
202
떨어진 눈물 댓글+ 1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2 2007-09-14 0
20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2006-04-19 0
200
착한 기린의 목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2 2007-03-09 0
199
0.5mm 가는 펜 댓글+ 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2007-04-17 0
19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2007-05-14 0
197
희망온도 24℃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1 2007-06-16 0
19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0 2007-08-06 0
19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2007-09-15 0
194
영(嶺)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2 2006-05-22 0
19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6 2007-03-14 0
192
불편한 詩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 2007-04-18 0
191
가난한 사람들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2007-05-15 0
19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5 2007-06-22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