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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041회 작성일 2007-09-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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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첫날 나는 죽어 봤다
일찍 잠든 어젯밤에는 잠시 매미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선 잠결에 저 것이 아직 제집을 못 떠난 거로구나, 그리고 가물가물 잠속에 빠졌다.
오랜만에 창을 모두 닫고 깊은 잠에 빠졌었다. 새벽 서늘한 기운에 잠을 깨어보니 시계는 5시를 약간 비껴갔다 열린 건너방문을 쳐다보니 침대가 비어있다. 언제 부터인가 대학3학년을 마치고 휴학계를 내는 취업재수생이 많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이집 아이도 유행에 민감한지 휴학계를 내고는 어떤 때는 무슨 자격증을 따기도 하고, 공부에 열중 하는 것 같기도 하더니 얼마 전부터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막 나가는 최악의 발악을 하는 것이다.
지금 저들이 하는 행동은 나는 고등학교 1학년때 본적이 있다. 건너 방 아이는 그때 몇 명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방학 첫날 초록색 염색을 하고는, 학교담임과 부모를 동시에 열 받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첫 해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하여 대학에 들어간 뒤, 간혹 전화 연락이나 하고, 하숙비나 보내주며 한동안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래 때가 되면 다 성숙한 어른이 되는구나, 역시 잘 노는 사람이 적응도 빠르구나하며 자랑도 하고 대견 했었다.
동창 두 명이 휴학을 하고, 초록염색꾼들이 다시 모였는지, 그들은 저녁마다 술을 마시는 것 같았고 새벽까지 모여서 흩어질 줄 모르고 무슨 대화를 나눈다는데, 이해하는데도 한계를 느낀다. 그래도 부글부글 끓는 부아를 참으려고 얼마 전에 조간신문에 연재 되었던 젊은 여성들의 생활도 상상해보고, 간간히 제방에 용돈도 밀어 넣는 화해도 시도해 보았으나, 부모는 눈앞의 현실에 폭발하고 만다. 간섭 전화는 받지도 않고, 시간관념이 희박해지더니, 방이 비어있는 때가 자주 생기고 나서부터는 최악의 대화가 오고갔다.
아침에 “엄마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시큰둥한 답이 문자가 왔다. 두 번째로 어느 병원영안실로 오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안 속는다는 투의 답이 날아 왔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며 나는, 오늘 내가 진짜 죽었구나,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죽었구나 그리 생각하니 슬펴 졌다. 아무도 울지도 않고, 외박한 건너방 아이는 눈썹하나 꿈쩍도 않고 맹랑한데, 나는 죽은 거였다.
나는 9월 첫날 죽었고 죽는 방법은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장례는 병원에서 지내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끝내 아무도 울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타인이 자식이라는 진리를 누룽지처럼 자근자근 씹으며 더이상 누군가를 위해서 너무 애쓰지 말자 되도록이면 나를 위해 살고 살살 웃으며 즐겁게 살자고, 곁에 서 있는 가을에게 탁치며 낭낭하게 말을 건네니.
가을이 약간 입술을 삐죽하게 내밀더니 히죽히죽 웃는 것이다. 실없이 실실 웃는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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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몇 년 후의 일일 것 같고
딸과 그런 과정을 겪어 보았네요 저도 올해에
엄마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시큰둥한 답이 문자가 왔다.
---설마 엄마 핸폰으로 직접 보내신 건 아니시요?
그럴 땐 저에게 부탁하셔야죠.!!!
요즘 젊은이들에겐 저희 세대는 못 당할 것 같은 데 ㅎㅎ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그냥 웃어 봅니다. ㅎㅎㅎ
천하의 시인님도 못 당하는 일이 있다니 ㅋㅋ
내 딸을 보며 불러 봅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아들은 머나먼 그대
남편은 미워도 다시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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