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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箱의 날개를 꺾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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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441회 작성일 2007-09-02 16:59

본문

理想 찾아 가을 소풍 떠난 날
붉은 낙엽이 흙바닥에서 날아와 李箱을 덮고 있다.
내 안에 내 피를 가두어 두려고 했지만
밤새 토해내고 말았다.
人中 길면 오래 산다는 이야기 人中 누르니
찾아오지 않는 아무 감각이 없다.
콧대 위와 양미간(兩眉間) 사이 검지 손가락 억압
기분 나뿐 통증이 가볍게 몰려온다.
분명 이상(異常)이 있다는 신호 오장육부 감각에 떨며
동경대 부속병원 찾아간다.
아버지는 동경대 부속병원에서 돌아가셨다. 폐결핵
나도 폐결핵 앓았다. 아버지 나이에
보건소에서 공짜로 준 약
매 세끼 식사 후 한 주먹 씩 목구멍으로 넘겼다.
주사 맞는 것 회피하지만 경구투약
목구멍 타고 넘어간다. 술술
붉은 낙엽 빗물 젖어 울어난 색과도 같은
목구멍에 핀 꽃 내려가지 못하고 올라오려는
힘에 못 이기여 꽃잎 떨어뜨린
가을소풍 떠난 날 어머니는 아침 만
챙겨주던 폐결핵 약 하수구에 버리시고
작은 대문 위 시멘트 바른 지지대에 놓인
선인장 꽃 다려 만든 水藥 주셨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바람 난 한남동 제비 다방 나와
아버지의 여자 금홍 아줌마 집 앞
아침에 먹은 선인장 꽃 맑은 수액 토하고 말았다.
선인장 검은 가시 금홍 아줌마 혓바늘로 온몸 찌른다.
아프지도 않다. 잘도 찌른다.
건축무한육면각체
⌀⌁⌂⌃⌄⌅⌆⌇⌈⌉⌊⌋⌌⌍⌎⌏⌐⌑⌒⌓⌔
F10  enter → enter
아버지 빛바랜 창작 노트에서 발견한 날
어머니는 이른 아침 개인병원
영안실과 죽음 통로 이어진 지하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다.
머리털이 말없이 무수히 빠져 어머니 작은 머리에
하연 망사 줄 모자 쓰여 드린 끝임 없는 고생 끝
불쌍한 어머니 얼굴 故 변동림
아버지는 늦더위 물러간 끝 여름
어머니 계신 우리 집에 금홍 아줌마
데려와 주무시곤 하셨다.
어머니가 불쌍했다.
그런 날 나는 가슴에 달려드는 모기
덮여져 열나는 가슴 손으로 내 탓이요 내 몫이요 내 까닭이요
가슴 쳐 모기 잡아
아버지 창작 노트에 모기 차곡차곡 줄 세워 놓았다.
건 무 육 각
축 한 면 체  무한건축육체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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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흑백 영화의 필름이 소리 없이 돌아가는 듯 합니다.
감사히 뵙고 갑니다. 시인님..
오늘은 Labor Day... 휴일이랍니다. 오랜만에 망중한을 즐깁니다.
스케줄 없는 휴일이 이렇게 좋군요.. 건강하세요 시인님..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시인님
지난 번에 쓰셨던 소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참 절묘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도 역시
이상이 시인의 자질이 없었다는 소릴 듣고, 국어 문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시인이었다는
글을 읽고 참으로 속상했었답니다. 저는 이상의 시를 좋아하거든요.

시인님의 글 속에 녹아있는 이상의 작품을 살짝 엿보며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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