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아름다운 동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미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2,096회 작성일 2007-10-12 11:33

본문

아름다운 동행

    水 香  이 미순

    나도 저렇게 늙을 수 있을까 ?
두 손 꼭 잡고 걷는 노부부를 보면서 아침마다 마주칠 때 가볍게 묵례를 하면 할아버지의 입가엔 웃는 깊은 주름은 더할 수 없는 인생이 묻어 나왔다.  중풍 들어 겨우 발걸음 떼시며  아침 운동하는 노부부에게서 많은 것 을 배운다.  걸음걸음 마다 힘겨워 하는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부축 해가며 운동하는 노부부로 인해 내 나이 마흔 중반에 접어든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건 참으로 고적한 일이라 느껴진다. 겨우 마흔 중반을 넘긴 나이에 이런 말을 한다고 연세 드신 분들이 혀를 차실지 모를 일이었지만 내 기분이 그랬다.

    뒷걸음쳐 생각하니 십대엔 이십 이후의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십대의 푸른 청춘이 시들은 자리에 무슨 삶이 지속될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십 넘은 사람에게는 꿈 대신에 시들은 사랑과 권태로운 생활만 있을 것 같았다.

    그때에 사십이라는 나이가 영원이 오지 않을 줄 오만을 떨었었다. 사람이 한 살 씩 나이를 먹는다는 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십대에서 사십대로 뛰어 넘는다면 그 사실을 감당치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런 오만을 떨었던 나 자신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

  막상 마흔 중반이 되고 보니 제일 먼저 내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비로서 나이가 들었구나’ 이었다.
나도 모르게 잃어가는 것과 얻은 것을 저울 위에 올려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은 있지만 그 나이와 더불어 잃어가는 건 친구들이었다.

  아이들 키우고 살면서 친구들도 하나 둘 잃어 갔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통화 하다가 각자의 생활에 쫓겨 자연스레 소원해진 것 이다.

  벼랑 같은 세월에 떠밀려 끝없이 헐떡일 때 칸칸이 불을 밝히고 있는 무수한 불빛들, 각자의 울타리 속에 숨어 사는 달팽이가 연상된다.
제 스스로 집을 지어 몸에 이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그러고 살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제각각 조그만 섬 안에 갇혀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물론 그것이 인생이라 인정하고 살면 그만일 터였다.

  사각의 콘크리트 벽이 다닥다닥 붙은 우리 안에서 우리네 생애를 걸고 부나비처럼 바둥대고 있다는 걸 느껴본다. 하루를 실낱같은 거미줄에 매달려 풍선처럼 떠다니다가 가벼운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이미 살아온 날들로 이루어진 지금의 내가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아는, 그래서 가려울 때 등 긁어주고 평생 말동무 되어 주는 내 옆지기 건강에 신경 써야겠다.

  우리네 인생이 더러는 생채기에 아파하고 더러는 새털같이 가벼운 환희도 맛보면서 무엇이 애(哀) 고 무엇이 낙 (樂)이었던가?  정말 보잘것없는 한낱 달랑 손에 잡히는 성냥갑인 것을.......

  나이를 먹을수록 늙어 가는 모습이 초라해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도리어 늘어나는 백발만큼이나 나이 들어서도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일 수 있다는 걸 느껴본다. 아침에 만나면  미소를 잃지 않고 환하게 웃는 노부부처럼 누군가 심금을 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이 있어 좋다

  모든 것을 반사해버리는 따사롭게 비치는 가을 햇살 속에 상큼한 바람 한 줄기가 코끝을 스친다.
추천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고 고귀한글에 숙고하고갑니다
나이먹을수록 서로의지하고 대화할수있느사람이
바로 부부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영원히 머무르는 순간까지
감사합니다....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노부부의 아름다운 동행 부럽습니다
고적한 사찰의 오솔길을 옆지기님과 걸어가는 시인님을
상상해 봅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행이 있다는 것은  우선  외롭지 않다는 것이지요
동행이 있다는 것은  인생이 아름답다는 것이지요
우리네 삶이 행복하다는 것은  동행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것이지요
동행,  참으로 아름다운  말입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나비처럼 바둥대는 고적한 발걸음
옆에서 걸어가는 동행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아름다운 사색의 글에 마음 내리고 갑니다.
고운 주말 되시길 빕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34건 480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274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8 2013-10-11 0
2273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2007-01-07 2
2272 김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2007-02-17 2
2271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2009-12-04 11
2270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2010-12-31 8
2269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0 2008-05-19 11
2268
구두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0 2011-06-13 0
2267
방황 댓글+ 2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092 2005-04-19 3
2266
을왕리 조개들 댓글+ 6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2005-08-01 1
2265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2006-12-10 1
2264
안녕하세요 댓글+ 2
no_profile 장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2008-08-19 4
2263
본질 댓글+ 2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2011-05-13 0
2262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2011-10-01 0
226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2015-07-04 0
2260
서설(瑞雪) 댓글+ 5
이광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3 2007-11-21 7
2259 김남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3 2011-04-30 0
2258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3 2011-08-27 0
2257
시월이면 댓글+ 2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3 2011-10-31 0
2256 라동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4 2011-06-03 0
2255
외돌개 댓글+ 7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5 2005-07-18 2
2254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5 2005-07-18 4
2253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5 2015-06-24 0
2252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6 2005-10-15 21
2251 윤응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6 2006-04-04 2
2250 이정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6 2007-11-20 5
2249 박효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6 2008-12-16 7
2248
7월의 고백 댓글+ 2
김남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6 2011-07-10 0
열람중
아름다운 동행 댓글+ 8
이미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2007-10-12 1
2246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2011-01-06 13
2245
댓글+ 2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2011-06-28 0
2244
초대 댓글+ 3
조선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2011-07-05 0
2243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2011-09-23 0
2242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8 2005-06-21 2
2241 법문 박태원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098 2007-06-23 1
2240 no_profile 낭송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8 2008-09-18 3
2239
노을 조각 공원 댓글+ 2
김하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8 2009-08-04 2
2238 조윤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8 2011-03-31 0
2237
청자 속으로 댓글+ 1
조윤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8 2011-07-14 0
223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8 2013-03-26 0
2235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9 2007-03-15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