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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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928회 작성일 2007-11-06 22:29본문
날씨가 쌀쌀하다
오랜만에 운동복을 입은 산길 오름.
봄날 그 아름다운 꽃 비를 내리던 벚나무 잎들이 거리에 수북하다.
추운 밤 서로의 몸들을 포개고 그들도 봄날의 화려했던 꿈을 꾸었을까?
꽃들에게 젖줄을 물리고 늙어
땅에 떨어져서는 늙은 몸들을 서로 의지하며 사는
그 삶의 윤회가 꼭 사람을 닮은,
어젯밤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영화 속의 가을 풍경을 떠 올린다.
바람에 흩날리던 낙엽들……
‘콜린 맥컬로우’의 원작 ‘에미 상’을 탄 ’The thorn birds’
`가시나무새'
사람의 감정이나 느낌들이 세월이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저 그런 영화쯤으로 생각 했는데
이 가을!
사람의 마음도 가을엔 숙성하고 여물기도 하는가?
평생 한 번 가시나무에 제 심장을 찔려 죽으며
꼭 한 번 운다는 전설보다는
‘사람의 가슴을 찢어놓을 만큼의 그 어떤 명분이나 목적도
세상에는 있을 수 없다’……고 절규하던 랄프 신부와
그 가을 숲.. 배경이 잊혀지질 않는….
내 젊은 날부터 걸어 온 나의 길 위에서
사랑이나 혹은 인연 이라는 미명으로 누구를 가슴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내 중심의 사고와 이해 해 줄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억지 명분으로
누군가의 가슴을 찢어 놓지는 않았는지……
한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며 한 그루의 나무들과 나뭇잎들을 보며
너무 축 쳐지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하지만 한 번 생각 해 볼 일 인 것이다.
마치 노랫말 가사처럼
시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말이다.
<07.10.31 >
-------------------------
적멸/강연호
지친 불빛이 저녁을 끌고 온다
찬물에 말아 넘긴 끼니처럼
채 읽지 못한 생각들은 허기지다
그대 이 다음에는 가볍게 만나야지
한때는 수천 번이었을 다짐이 문득 헐거워질 때
홀로 켜지는 불빛, 어떤 그리움도
시선이 닿는 곳까지만 눈부시게 그리운 법이다
그러므로 제 몫의 세월을 건너가는
느려터진 발걸음을 재촉하지 말자
저 불빛에 붐비는 하루살이들의 생애가
새삼스럽게 하루뿐이라 하더라도
이 밤을 건너가면 다시
그대 눈 밑의 그늘이 바로 벼랑이라 하더라도
간절함을 포기하면 세상은 조용해진다
달리 말하자면 이제는 노래나 시 같은 것
그 동안 베껴썼던 모든 문자들에게
나는 용서를 구해야 한다
혹은 그대의 텅 빈 부재를 채우던
비애마저 사치스러워 더불어 버리면서
------------------------------------
공연히 우울한 밤이다.
수은등에 사선으로 미친 듯 내리는 빗방울,
목이 터져라 외치는
누군가의 절규처럼 ...
<적멸하는 수은등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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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운동복을 입은 산길 오름.
봄날 그 아름다운 꽃 비를 내리던 벚나무 잎들이 거리에 수북하다.
추운 밤 서로의 몸들을 포개고 그들도 봄날의 화려했던 꿈을 꾸었을까?
꽃들에게 젖줄을 물리고 늙어
땅에 떨어져서는 늙은 몸들을 서로 의지하며 사는
그 삶의 윤회가 꼭 사람을 닮은,
어젯밤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영화 속의 가을 풍경을 떠 올린다.
바람에 흩날리던 낙엽들……
‘콜린 맥컬로우’의 원작 ‘에미 상’을 탄 ’The thorn birds’
`가시나무새'
사람의 감정이나 느낌들이 세월이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저 그런 영화쯤으로 생각 했는데
이 가을!
사람의 마음도 가을엔 숙성하고 여물기도 하는가?
평생 한 번 가시나무에 제 심장을 찔려 죽으며
꼭 한 번 운다는 전설보다는
‘사람의 가슴을 찢어놓을 만큼의 그 어떤 명분이나 목적도
세상에는 있을 수 없다’……고 절규하던 랄프 신부와
그 가을 숲.. 배경이 잊혀지질 않는….
내 젊은 날부터 걸어 온 나의 길 위에서
사랑이나 혹은 인연 이라는 미명으로 누구를 가슴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내 중심의 사고와 이해 해 줄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억지 명분으로
누군가의 가슴을 찢어 놓지는 않았는지……
한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며 한 그루의 나무들과 나뭇잎들을 보며
너무 축 쳐지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하지만 한 번 생각 해 볼 일 인 것이다.
마치 노랫말 가사처럼
시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말이다.
<07.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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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강연호
지친 불빛이 저녁을 끌고 온다
찬물에 말아 넘긴 끼니처럼
채 읽지 못한 생각들은 허기지다
그대 이 다음에는 가볍게 만나야지
한때는 수천 번이었을 다짐이 문득 헐거워질 때
홀로 켜지는 불빛, 어떤 그리움도
시선이 닿는 곳까지만 눈부시게 그리운 법이다
그러므로 제 몫의 세월을 건너가는
느려터진 발걸음을 재촉하지 말자
저 불빛에 붐비는 하루살이들의 생애가
새삼스럽게 하루뿐이라 하더라도
이 밤을 건너가면 다시
그대 눈 밑의 그늘이 바로 벼랑이라 하더라도
간절함을 포기하면 세상은 조용해진다
달리 말하자면 이제는 노래나 시 같은 것
그 동안 베껴썼던 모든 문자들에게
나는 용서를 구해야 한다
혹은 그대의 텅 빈 부재를 채우던
비애마저 사치스러워 더불어 버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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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히 우울한 밤이다.
수은등에 사선으로 미친 듯 내리는 빗방울,
목이 터져라 외치는
누군가의 절규처럼 ...
<적멸하는 수은등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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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심깊은 시상이
유난히 가슴에 남습니다.
오랬만에 뵙습니다. 오영근 시인님,
건안 하시지요?
자주 뵐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흐르는 음악
고운 사가 마음을 흔듭니다
맑고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영근 시인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죠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인님들.모두 이 가을 잘 들 보내시길 바랍니다....오영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