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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숲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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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286회 작성일 2007-11-20 12:23

본문



길가 우체통 주변에 나뭇잎 편지지
옆서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날씨가 맑은 휴일
지인들이 계곡으로 가잔다.
오랜만에 아주 천천히 병든 소처럼 느린 걸음을 걷는다.
바쁘게 가는 길은 돌 뿌리에 채이기 마련이지만
무념의 일탈로 생각 없이 걷는 길은 얼마나 좋은지……
벚나무, 정향나무들과 눈맞춤하고
개나리, 갈대 숲을 지난다.

이렇게 느긋한 걸음을 걸어 본 적이 언제였나?
계곡엔 낙엽들이 쌓여 있다.
찬찬히 보는 물속은 또 다른 가을 숲이다
낙엽들은 떠내려 가다가 바윗돌 근처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자리를 잡고
낙엽들을 의지하고 사는 물 밑에는
날도래, 장구애비 같은 수서 곤충들이
가만가만 움직이며 저희들끼리 모여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비록 수명을 다한 한 잎의 삶이지만
이렇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구나

사람 사는 세상도 그랬으면 좋겠다.
서로 모여 있으면 따뜻하고 아름답듯이
그리운 사람들끼리 모여 살다가
명을 다 한 그 다음 생에서라도
누군가의 울타리가 될 수 있다면……
누군가가 추억 속에 낙엽처럼 기억 해 준다면……
안개꽃이 아름다운 건
서로 모여 있기 때문이라지 않던가?

가을 숲에서 배운다.
먼저 꽃 피우려 서둘지도 않으며
더 많은 열매를 맺으려 욕심 부리지도 않는……
때가 되면 조용히 제 살던 나뭇가지에서
소리 없이 내려와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바라는 것 없으니 그리울 것도 없고
욕망이 없으니 원한도 없을 터……

내 남은 생도 그리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제 단풍처럼 황혼 빛깔로 물들기 시작 하지만..
비록 군데군데 욕심이나 갈망으로 벌레 먹은
상한 나뭇잎 한 장 일지언정……

<07 . 11월  >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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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투명한 서사입니다.
가을 숲에서 문우님과 같이
작은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
심안이라도 남아있는지
슬쩍 자문해본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진 속 가을 숲속으로 걸어 올라갑니다. 언제 가 보았던가 그 솦 속을, 메마른 가슴에 어려움만
더해오는 시어의 몸부림에 자연은 미소 짓고 있습니다. 언젠가 소통할지 모르는 자연의 바람에 이 몸 싣고
떠나가고 있습니다. `가을 숲에서 배운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의식님의 댓글

신의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숲에서 배운다.
먼저 꽃 피우려 서둘지도 않으며
더 많은 열매를 맺으려 욕심 부리지도 않는……>

사람은
그냥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다.

오영근 시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여하시지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 합니다...시인님들 모두 잘들 계시지요?..
저는 그럭저럭...
이제 완연한 겨울 인 듯 합니다.
큰 문운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영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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