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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나 예쁜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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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379회 작성일 2008-01-18 17:30

본문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내 맨 가슴에
부드럽기도 하고 간혹 딱딱한 귀 갖다대고
얼굴 파묻는 그대 언제나 예쁜 얼굴입니다.
가슴 쓰러 내린 눈물 막아내는 그대 속눈썹만 보이는 이 밤
어둠에 묻어난 내 가슴 속이 이제야 전해준
파묻혀 버린 종로 2가 건널목 신호등 빨간불
어제의 맑은 액체 드라이진이 아니었더라도
나는 오늘도 그대의 무릎에 얼굴 묻고 흐느끼고 싶습니다.
당신이 나를 유혹하지 않았어요.
내가 유혹하고 말았답니다.
당신이 여자라면 나는 남자랍니다.
내가 여자라면 당신은 남자랍니다.
도쿄에서 만난 여인 덧니에서 동경 탑이 무너졌다면
파리에서 담뱃불 찾는 여인에게 모른 채 전해준 성냥갑은
에펠탑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잠시 무너진 동경 탑이 영원한 에펠탑을 일으켜 세웁니다.
눈물 뿌리고 돌아오는 길 네팔 카투만두
은빛 머릿결 그대 멀리하고 돌멩이 많은 낮은 산에
베이스캠프를 세웠습니다.
검은 긴 머리 거친 살결 네팔 셀파 여인이 흰 치아 드러내고
건 내준 물이 왜 이리 가슴을 차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셀파 여인 그대도 언제나 예쁜 얼굴입니다.
침낭에 들어가 얼굴 밑바닥 깔린 돌멩이에 묻고
눈 쌓인 바람에 잠 못 드는 이 밤
셀파 여인은 속이 보이는 병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차디찬 침낭 속 누워있는 몸 일으켜 세울 힘이 못내 아쉬워
들어 누워버린 돌무더기 위 육체는 잠시 무너진 동경 탑
세우지 못하고 파리에서 가지고 온 드라이진에 잠겨버립니다.
그대는 언제나 예쁜 얼굴입니다.
속이 보이는 병에 담긴 물 마셔 보지도 못하고 색색 깃발 거센 바람에
날리는 돌무더기 옆에 놓여 얼지 않고 녹고만 있습니다.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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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쁜 그대>....,
덕분에 세계의 유명 지의
명물을 보고 온 것 같습니다.
서울은 영하 10도 이하라는 애들의
전화로 들었는데, 감기에 조심, 하세요.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 안의 "당신"은 뉘신지요... 혹은 무엇인지요...
아니면, 쉽게 생각해도 되는 일반의 "당신"인지요.
시인님의 시는 항시 만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군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인님은 혹시 젊은 시절에 산악인이셨던가요?
종로거리를 거닐며 청춘시절 여행의 장면들을 반추하셨는가 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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