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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깨운 전화가 구름을 타고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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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350회 작성일 2008-01-21 01:07

본문

새해 새벽 첫 눈 오셔 내리는 날
나는 나의 사랑하는 구름을 타지 않고 집 앞에 놓은 채
다시 오는 발길로 골목길을 빠져나왔습니다.
눈 쌓인 구름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고 그저 오직 눈 덮이지 않는 눈으로
눈물 말라버린 인사를 하고 그대로 서 있습니다.
아무리 비 많이 내리는 날도 나를 가야만 할 곳으로 인도해준 구름은
눈 오는 날을 싫어합니다.
어서 빨리 바람이 눈구름 싣고 시간을 새벽으로 달리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 형체가 마음을 한 겹 한 겹 건조하게 만들고
더부룩하게 하지만 보이지 않기에 그저 좋을 따름입니다.
보이지 않는 얼굴 형체와 그들의 움직임이 없기에
어느새 쌓인 눈은 녹아 오늘은 구름을 타고 왔습니다.
그러나 불러준 목소리에 목마른 입술은 거북한 시간의 태두리 속
감춰진 울음에 절연(絶緣)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서 빨리 어둠이 어둠을 몰고 와 시간을 지워버리고
못내 끝난 정지된 동작이 되돌려 구름에게 오기를 바랄뿐입니다.
어려운 인생 수학 문제를 풀고 얼굴 들어올려 시계를 쳐다보니 오후 5시22분.
3분 후에 자동 간판 불이 켜져 내 세워 놓은 구름 주위를 밝힐 것입니다.
나는 그 순간을 보려고 반복해 듣고 있는 간판 이름과도 같은
노래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벗고 누구의 발자국인지 모를
발자국 쌓여있는 계단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방금 나의 방을 젊은 부부가 둘러보고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면 다시 오는 사람들 미련을 갖지 않는 방법을 전부터 터득했습니다.
나도 지금 밖으로 내려가려고 두꺼운 오리털 잠바를 입습니다.
이미 간판불은 들어와 갈 깃 털 노란색으로 변해 간판 빛에 반사돼
바로 위 앙상한 은행나무 가지에 매달려 떨어질지 몰라
눈 녹은 바닥에 한시 바삐 시름 잊으려 내려놓습니다.
오늘은 수학문제 풀고 지우개로 지운 지우개 검은 색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빨리 지우개로 써 놓은 샤프 글씨 지우면 흩어지고
천천히 지우면 뭉쳐지는 지우개 흔적.
나의 구름은 지우개 흔적이 있는 방에 들어가기 싫어합니다.
붙잡아 놓기 싫은 시간은 어김없이 지나가 확인하는 마음에
한 시름 걷어 올리고 어제 그제 지우개 흔적 숨어있는 상자 들고
이방 저 방으로 들어가야만 하루가 지나갑니다.
어디선가 신발 싣는 소리가 들려오고 남겨지지 말아야 할 사람이
숨쉬는 방을 멀리하고 안이 훤히 비치는 상자 들고
나의 구름이 들어갈 수 없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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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어려움을 수학문제 풀이로 비유하신 것은 알겠는데,
나머지는 그저 수수깨끼군요...
구름, 지우개, 안이 훤히 비치는 상자, 등등.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힘찬 한 주 시작하세요.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쓸 때마다 수학문제를 푸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살아가는 방법도 마찬가지겠지요. 여러 길이 있는 것도 같지만 지나고 보면 오직 외길이었다는....
감사히 뵙고 갑니다. 활기찬 한 주 시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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