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정 나이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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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585회 작성일 2005-09-19 18:30본문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지인이 장성한 내 아들이나 손녀를 보거나 내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 나의 결혼 나이를 궁금해 하면서 물어오는 분들이 많다. 마치 내가 속도위반을 한 것으로 쳐다 보는 분도 적지 않다. 내 나이 오십넷에, 아들 둘 모두 장가보내고 세살된 손녀까지 두고 있으니 그런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물다섯에 결혼 했다고 말하면 무슨 결혼을 그렇게 빨리 했느냐고 또 다시 물어온다. 난 언제나 같은 대답을 해 준다. 내가 이성을 좀 일찌기 밝혀서 그랬다고. 한바탕의 웃음이 소란을 떨게 된다. 사실 나의 결혼은 나의 동기생 친구들 보다도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나의 결혼시기가 너무 빨랐다고 질책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친구나 지인들도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때서야 고개를 끄떡이며 부러움 섞인 어투로 자신들의 늦은 결혼을 후회하는 듯 이야기 한다. 스물다섯 살이란 나이, 그 나이는 육체적으로나 생리적으로나 충분히 결혼이 가능한 나이다.장가가서 자식을 가질 수 있기에 충분한 나이인 것이다. 정신적인 측면으로서도 이성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가장 충만할 때 이기도 하다. 우리 아버지도 19세에 결혼하셨다. 한학자의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란 어머님도 17세에 시집오셔서 우리집 제일 큰누님을 18세에 낳으셨다.그렇게 비교해 보면 나의 결혼 나이는 빠르다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내가 총각시절에 가진 결혼에 대한 적정나이에 대한 생각은 이러하다.결혼을 하고 나면 자식들이 대학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직장 구할 때까지는 부모로서 최소한 뒷바라지를 해주어야 하고, 그런 과정들을 내가 정년 퇴직하기 전에 마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결혼 적정나이를 역(逆)으로 계산해 보면 늦어도 25세에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던 것이다. 결혼적정시기를 놓쳐서 늦어지면 정년퇴직 후에도 고생보따리를 짊어져야 하고 그렇게 되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달픈 삶이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총각시절 내 주변에 나이든 선배들의 삶의 모습들을 보면서였고, 난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달픈 삶은 빠른 속도로 나를 늙게 만들어서 손주들하고 소꿉놀이도 멋지게 해보지 못하고 억울하게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하직하게 되어 버릴 확율이 높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나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므로 난 나의 결혼이 빨랐다고 생각지 않는다. 정시 출발이었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결혼나이가 늦어지는 요사이 젊은 이들을 보면 그들은 결혼 적정 나이에 대해서 어떤 생각으로 결혼을 서두르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바해.정해영
댓글목록
이민홍님의 댓글
이민홍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구무언이네요~
일장일단 아닐까요? 변명인가. ㅎㅎ
세월따라 나도따라 니나노~~
즐독 하였습니다 ^^
임혜원님의 댓글
임혜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서른 일곱나이까지 안한? 노총각이 결혼 일찍해서 오십넷에 손녀 본 정해영작가님의 글을 보고 있노라니
유구무언이라 ㅋㅋㅋ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민홍 시인님도 세월따라 니나노 했다는데요? ㅎㅎ
정해영작가님^^* 즐겁고 다복한 추석이셨지요?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잘 감상 하였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열아홉에 어머님은 이십에 결혼 하셨어요
저는요 지금 내일 모레 글피 오십 바라보네요
젊어 결혼하면 자식들이 부모님 덕 많이 받습니다
저는 그런데 서른 넷에 마누라는 서른 셋에 결혼 했어요 딸만 셋이 있는데 지금도 초등학교들 다니고 있어요
앞으로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 세분의 리플을 읽어보고 저의 이 글이 결혼이 늦으신 자녀를 가지신 분이나,
결혼이 늦은 분들에게 결례가 되는 것아서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삶의 기준에 대한 생각들이 다양할진대...
저의 글로 인해 마음 상하셨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저 부족한 사람의 생각이라고 간주하여 혜량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대의 흐름이라봅니다. 농사가 중요시 할 때와 작금의 세대는 다르다 봅니다.
저도 빠르다 봅니다만 아직 손자는 못봤습니다. 아들이 서른이 넘어서 결혼을 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생산하는 것에는 보다 젊어야 된다는 것이겠죠.
즐감 했습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정 시인님!..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글 뵙고 갑니다....오늘 하루를 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