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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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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228회 작성일 2008-03-18 21:12

본문

님아,

2005년 6월 23일
처음으로 치악산엘 갔습니다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
왼쪽 발목 인대가 늘어나 치료 중이였지만

차령산맥의 줄기로 영서(嶺西)지방의 명산이며
강원도 원주시의 진산(鎭山)인
치악산이 궁금하여 갔었지요

꿩이 사냥꾼에게 은혜 갚은
보은 설화가 깃든 상원사에서
사다리병창 까지 올라갔다가
늘어난 발목 인대에 발목 잡혀
도중 하산 했던 그날 이후

가끔씩 치악산 비로봉에 오르고 싶은
미련을 버릴 수 없었지요

억 만겁劫 의 인연으로
산자락 밟으며
하늘 보고 땅보고 바람마시며

내 마음은 산으로 가고
내 몸 닿지 않았던 산은
늘 그리움으로 남아
기약없는 만남을 꿈꾸었지요

어느 산이든 산에 오르는 날은
금쪽 같은 날이였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금쪽 같은 날이 갔습니다.

산을 사랑하는 산우가 많이 생겨
오늘 극동의 명산
치악산에 갔었습니다

포근하고 따스한 봄날
3월에 내리는 황사마저
오늘은 멀리 사라져 버린

비로봉을 향하여 오르는 길
황골에서 시작하여 오르는

아스콘 깔린 오르막 도로가
몹씨도 지겨웠지만
이 지겨움 견뎌내면

그대에게로 가는
山門으로 들어서
그대의 중심부들을 볼수 있겠지요

북쪽으로 매화산(梅花山:1,084m)·삼봉(三峰:1,073m)
남쪽으로 향로봉(香爐峰:1,043m)·남대봉(南臺峰:1,182m) 등
여러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어
치악산 산맥이라 부른다지요

치악산은 단일 산봉이 아니고
1000m 이상의 고봉들이 장장 14Km나
능선으로 이어져 있답니다

치악산에 왔다가
'치를 떨고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악산은 산세가 험하고 웅장하기도 하다지요
가을 단풍은 그 수려함이 장관이라지요

그 치악산 봉우리들 중
가장 큰 기쁨은 역시 주봉우리인
비로봉 1288m 와의 만남이겠지요

나는 그대를 만나려 갑니다
그대 곁으로
가까이 가까이 갈수록
예기치 않았던 상고대를 볼 수 있음에

상고대가 침묵으로 곱게
천상의 정원을
환상의 세계를
꿈인듯 보여주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나무가 후두둑 흔들리고
하얀 꽃가루가 보석처럼 떨어집니다

아, 저리도 아름다운
현기증 나는
하얀 꽃가루의 추락

경건히 손을 모우고
死의 찬미를 부르고

내 마음의 꽃밭에
순결로 피어나라
염원하기도..

고도가 높아짐에
제법 감촉이 차가운 산바람에
서걱이는 키 작은 산죽들의
푸릇 푸릇한 울음소리
봄이 좋아 우는소린가 봅니다

봄볕 비치는 곳은 눈녹아 질퍽거리고
응달진 곳에는 하얗게 눈이 깔려있습니다
봄과 겨울의 공존의식이 신비스럽습니다

저 만치
세개의 돌탑과 비로봉이 보이는데
어서 빨리 오르고 싶은데
점심시간이랍니다

산에서 먹는 밥은 언제나 맛이 있습니다
밥 잘 먹는게 보약이라지요
이렇게 산속에서 보약을 먹어니
이것이 크나큰 식복인게지요

님아,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이 십여년간 전국의 돌을 모아
지극정성으로 쌓았다는
칠성탑, 신선탑,용암탑 세개의 돌탑

마이산에도 돌탑이 많지만
이처럼 높은 산꼭대기에서
돌탑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비로봉의 진풍경이기도 합니다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하여
시루봉이라고도 불리우는
비로봉 1288m 비석앞에서

님아,

금쪽 같은 오늘 하루를
내 마음의 비석에 새겨봅니다
눈꽃처럼 아름다운 날이였노라고

지난 몇년동안
그토록 와 보고 싶었던 비로봉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하산하는 길

아이젠을 하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발에 푹푹 빠지는 눈을 밟으니

봄속에서
겨울을 헤쳐나가는
색다른 재미가 솔솔합니다

간간히 마주치는
아름다운 노송과 산죽들이
참으로 운치를 더해 줍니다

세렴폭포를 지나
물 흐르는 맑은 계곡을 바라보니
마음속에 묵은 빨래뭉치를 꺼내어
맑게 씻어 봄볕에 말리고 싶어집니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고
거북이가 지켜보고 있는
구룡교를 지나 구룡사가 보입니다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는데

대웅전 자리에
아홉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하여
절 이름이 구룡사랍니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의 설법이라던가
사찰을 보면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아, 라훌라

법고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구룡사 절을 지나가는 내 발자국이
라훌라의 뒤를 따라가 보고 싶어집니다

하얀 집
식당이라기 보다는
그림같은 집에서
꿩고기로 만든 떡 만두국으로
저녁을 먹습니다

먼 훗날

금쪽 같은 오늘 하루가
영롱한 이슬처럼 아름답게
추억이란 이름으로 떠 오르겠지요

“천년이 지난 신령스러운 거북이 연꽃을 토하고 있고,
영험한 아홉마리의 용이 구름을 풀어 놓는 형상을 한 천하의 승지”
치악산을 산행거리 9.9 km 산행시간 5시간 30분 정도 걸린듯 합니다

님아,

어쩌면 가을날
단풍잎새 붉은 숲속으로 다시금 찾아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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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산이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는 유명한 산악인이 생각납니다.
참으로 좋은 명산을 다녀오셨습니다.
`님아`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상섭님의 댓글

no_profile 송상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주 쯤에서 영동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가다 보면 치악산 줄기를
수많은 터널로 지나갑니다. 자동차도 오르기 힘든 산의 능선를 생각해 보면
실제 산행은 많이 힘들겠다고 생각도 하게됩니다.
원주 치악산 자락에 오래된 친구가 살고 있었는데 시인님의
산행기를 읽고 그 친구가 생각나서 잠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감상하였습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을 사랑하시는군요. 많이도...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산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 같습니다.
시인님의 멋진 산행의 추억으로 저도 치악산에 오른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고윤석님의 댓글

고윤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치악산 근처로 드라이브를 친구와 함께 몇 번 했습니다..
원주에 있지요..작고 아담한 교육의 도시,그리고 치악산...
참 좋더군요..지난 12월에 갔었는데 기억이 새롭습니다..
시인시인님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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