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洞 마당에 꽃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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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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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8건
조회 1,641회
작성일 2008-04-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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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눈 뜨고 자는
선생님도 눈치 못 채 넘어가는 시간
건너편 중국 집 이 층 열린 창문으로
얼굴 알아볼 수 없는 옷 갈아입는 여인이 준
눈깔사탕은 입에서 깨물지 못해 혀끝에서 녹고 있다.
일본식 가옥 마당 빨랫줄에 널린 옷 걷으러
하늘은 보지 않고 좌우 눈치 살피며
아래와 위만 가린 여인이 준 줄줄이 사탕 눈에 가려
쪼개진 과거의 시간이 목에 걸려 반짝이고 있다.
금목걸이 얌전히 걸려있다.
가는 목에 매달려 살빛 받다 더욱 빛나는 십자가
뒤집어져 심장을 가리고 있다.
화분에 핀 노란 국화보다도
뿌리가 있기에 잎이 있고, 씨앗이 영글어 흰 깃털
가볍게도 멀리 날아가는
陽洞 마당에 핀 민들레
비 오기 기다림에 지쳐 쑤셔오는
오른 다리 허벅지, 왼손 주무름에
다가서는 통증은 바람에 날려
소년이 우리 집에 예쁜 누나 있으니
같이 집에 가자는 말에 사라져 버린다.
햇빛 쏟아지는 陽洞 언덕으로 올라간다.
처음 본 누나는 남대문 들어오면
동대문 열어준다고 한다.
체육 시간 아프다는 핑계로 교실 지키던
소년은 운동장에서 제일 먼저 교실에 들어온
소년에게 교복 바지 무릎에 걸쳐있는 것을 들키고 말았다.
오른쪽 허벅지 아래가 의자에 앉으면 쑤셔온다.
누나는 살아가지 못해 살아가는 말 남기고 떠났다.
누나가 陽洞에서 민들레 흰 깃털 타고 떠난 날
소년은 비 오는 거리 보물 찾아 국보 찾아
남대문에서 동대문까지 걸어서 간다.
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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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아마도 이 시인님 청소년 시절의 간접 경험을 시화하여 올리신 글 같군요.
삶의 그늘진 곳에서 생을 마감하여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간 여인을 향한
위령처럼 들립니다.
고윤석님의 댓글
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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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밑바닥 인생의 아픔과 애환을 잘 묘사한 것 같습니다..
민들레 흰 깃털 타고....시인님 글 잘 감상했습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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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소년은>> 비 오는 거리 보물 찾아 국보 찾아
<<남대문에서 >>동대문까지 걸어서 간다.,,,네
주신글 고맙습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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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어린시절 누님께서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아가듯
그렇게 민들레 홀씨의 흰깃털 타고 떠나신날 비는 내리고...............
그 누님의 그리움이 담긴글 감상 잘하고 갑니다.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잘 뵈었습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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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아름다운글 잘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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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요즘도 그런 풍경과 그런 누이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하긴 문명이 더 발달할수록 그런 풍경은 더 잔인하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법이니까요...ㅜㅜ
밑바닥 인생에서 불쌍함과 애환보다는 삶의 힘을, 생의 위대함을 느껴봅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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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시인님 애환의 글
마음 깊이 잘 감상했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