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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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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995회 작성일 2008-04-30 02:15

본문

                              텃  밭




1. 평생을 공무원으로 지내셨던 아버지
  퇴임 후 3층 텃밭을 가꾸었다
  부창부수, 어머니가 거들었다
  농사라곤 해본 적이 없는 아버지
  왜 갑자기 텃밭을 가꾸었을까
  봄에 뿌린 씨앗을 거두기도 전에
  먼저 그 텃밭에 누우신 아버지
  당신 누울 땅을 가꾸셨나보다

2. 누군가는 거두어야 한다며
  남은 땅은 당신의 몫이라며
  고랑에 남은 생을 다지고
  이랑에 가야할 생을 고르는
  삶의 연을 호미질 하는 어머니
  먼 기억 가까워올 때 아버지를 만나겠다며
  오늘을 곡진히 가꾸고 있는 마음엔
  층층이 박혀있는 시간의 노쇠함이
  갈 길을 준비하고 있다

3. 3층의 텃밭을 다 가꾸기엔
  힘이 부쳐 보이는 어머니
  남은 층의 텃밭은 나의 몫이런가
  무엇을 심을 것이며 어떤 마음으로 가꿀 것인가
  시간을 가지지 못한 나에게
  공간을 주고 간 아버지,
  공간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무시간성의 경전을 읽어준 어머니,
  내가 가꿀 새 경전은
  바로 오늘을 성심껏 깨어내는 나의 마음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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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글을읽어보니 ,,,,
저도 일평생 공무원으로 있다가 퇴직햇습니다
아름다운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텃밭에 배어있는 인생의 장중한 사연이 전해져와 우리들의
자리를 되돌아 봅니다. `텃밭`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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