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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夕 三日天下 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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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113회 작성일 2008-09-17 12:20

본문

1.
간밤에 한 번 접고 두 번 접은
닦을 수 있는 면이 네 개 또 뒤집으면 네 개
부드러운 걸레로
네 화면 꽉 찬 CCTV 걸려있는 모니터 닦고
내일을 기다렸다.
보이지 않는 유리창에 햇빛 걸려 반사돼
따뜻한 빛 발산하고 삼일 전에 닦은 모니터에 얼룩진
물방울 말라 눈물 사발로 되돌리는 사연(事緣)
까치 뛰노는 공항동 까치 분식에서
돈가스에 누가 마시고 남긴 소주 반병에 그것도 모자라
다시 사온 소주 반병 마시고 그 가을 노란 국화꽃 심어놓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분수리
천주교 중림동 성당 묘지(藥峴)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 위에 돈암동 성당 묘지도 있었다.
못 믿을게 걸레라고 산발한 마대 머리와 함께
내던진 걸레 찾아들어 확인해 본다.
한 번 접고 두 번 접고 또 한 번 접었구나.
펴진 걸레 한 면이 여덟 면
뒤집어도 여덟 면
눈물 걸려 메마른 닦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있어
돌아서 울고 말았다.
햇빛 중천에 걸려 돌아오는 길
벌초 비 3만원에 어께에 맨 배낭이 무거워
한참으로 걸어가는 길 되돌리는 걸음 애처로워
함께 가는 방향 어떻게 알았는지
같이 갈 것 권했지만 알 수 없는 사람이기에
멀리하고 돌아오는 길
오래된 묘비 번호 확인하려 문지른 손가락 끝 마디
2-331 가리킨다.
국화꽃 심었지만 자라지 않는 묘비 앞 땅은 절하기도 좁았다.
왜 이리도 3일 동안 먹어 채워놓은 배는 꺼지지 않는가.

2.
얇게 썰어 넣은 무 쇠고기 국
미국 산 인지,  호주 산 인지, 뉴질랜드 산 인지 모르지만
출렁거리는 흔들림에도 쏟아지지 않는 파카 그릇은
내 안에 있는 배에서도 배출하지 않은 것처럼
미세한 진동 지하철 5호선에서도 견디어내
오고야 말집으로 오고 말았다.
누가 말했나? 소에게는 광우병이 있다고
누가 소리쳤는가? 인간에게도 미친 광우병이 있다고
소에게 없는 손톱 멀리하고 깎는 손톱
내가 아닌 아내가 깎아주는 시간은
날아갈 것 같은 순간들
차마 발톱 까지는 내밀지 못하고 말았다.
옛날 손톱 깎기로 손·발톱 깎았지만
요즘 세상 발톱 깎기도 있어
잘려진 손·발톱은 멀리 튀겨나가지 않고
주위에 맴돌고 있다.
시원하다. 다음 손·발톱 깎을 때 까지는
한가위 날 달은 밝아
사람들 손에는 무엇인가가 들려져 무거움 더해오지만
무겁게 안 보인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선
경계선 사이에 두고 고구려 타령이다.
경기도 광개토대왕 동상은 서울을 바라보지 않는다.
서울 광개토대왕 동상도 경기도를 쳐다보지 않는다.
누가 세웠는가?
고구려 소 발톱 깎으려 구리시로 넘어간다.
오디술에 온몸 젖지 않는 밤 예전 한가위처럼
서울로 되돌아오는 길
광개토대왕비는 달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고구려 숨결
다시 찾아보는 고구려 물결
집에 갖다놓은 쇠고기 무국에서
짙은 기름이 둥둥 떠다닌다.

3.
짧기도 하여라. 추석 연휴 붙들어 매지 않은 고무줄
아이들 발에 걸려 풀어진다.
마음 급해지면 기차 길 철로도 열려진 자크로 보여
급히 닫지만 이가 틀어져 언제나 있는 기차 길
잠시 쉬는 동안
기차는 백 년 전쟁으로 내달려
1358년 자크리(Jacquerie)의 亂에 이른다.
농민 전쟁은 농민이 항상 패하기 마련
소 기르는 농민 한우가 아까워
미국 산 인지, 호주 산 인지, 뉴질랜드 산 인지 모를
펄펄 끓인 사태 무국에 둥둥 떠 있는 기름 떼
나무 국자로 조심스럽게 걷어내 수채 구멍에 버린다.
금강산 감자탕 집에 가자는 아이의 귓속말
닌덴도 추석날 끊임없는 재건축 바람에 내몰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이제는 이루어질
禾谷洞 우신아파트 큰집에 가져가게 해달라는
아이의 뜨거운 간청은 가방 속에 있었지만
차마 꺼내놓지 못하는 어머니 마음
금강산 감자탕 집에도 가지 못하고 말았다.
감자탕에는 감자가 있다.
돼지 뼈는 있지만 소뼈는 없다.
그날 저녁 결국 양념 돼지 갈비를 먹고 말았다.
아이는 그리스 신화 그림책을 읽고
아버지는 소주 한 병 마시고
술 못 마시는 아내 인줄 알면서 사온 큰 병맥주
한 잔 체면치레로 딸아 주고
아내가 병에 남은 맥주 마시라는 말이 꺼내기가
무섭게 마시다 만 아내 잔을 슬그머니 집어 들어
맥주를 딸아 마신다.
백두산 갈비탕 집에 가지 못한 게 미안하다.
평안북도 신의주시 서림동에서 먼 백두산
압록강 철교에서 먼 두만강에서도 먼
丹洞 손바닥만한 만두가 만둣국에 떠있다.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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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Have a hearty meal and drive the out skirts of a twon that
were a three day reign....배불리먹고 도회지 외각을 한번 돌고나니
모든것이 삼일천하였군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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