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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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437회 작성일 2008-11-09 00:51본문
가을
바람이 쌓이는 계절
가을은
곡식이 쌓이고, 마음이 쌓이고, 인생이 쌓이는 시간
그러나 나는 가을을 쌓지 못했다.
수확의 계절, 고독의 계절이라는 말 속에 갇혀
가을은 가을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은 잃어버린 가을을 핥아먹는다
매미와 귀뚜라미는 차례로 제 울음을 허공에 묻어두고
일찍 가을을 떠나버렸다.
껍질이 가을을 물들이며 제 빛을 자랑하고
사람들은 그 빛에 환호하며 인생을 감상하는데
나는 왜 껍질에게나마 가벼운 마음 하나 주지 못하고
홀로 내 방에서 눈물을 적시는가
......
아롱 맺힌 눈물을 견딜 수 없는 내 자신은
그런 내 자신에게 힘없이 허물어지고
나는 끝내 가을을 쌓지 못할 두려움에 떨었다.
가을이 지기 전
나는 나에게서 나와 가을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가을 안에서는 다른 가을의 문이 있고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또 다른 가을의 문이 나를 맞이하였다
나는 덜컹 겁이 났다,
돌아갈 수 없는 나는
가을 속에서 생을 헤매야 하는가!
흘러가보니 흐르는 것은 없고
지나가보니 지나가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가을은 멈춰진 내 생을 흘러 보냈고
나는 끝끝내 가을을 쌓지 못했다
온몸에서 흘러내리는 비애가 마냥 쌓여간다.
바람이 쌓이는 계절
가을은
곡식이 쌓이고, 마음이 쌓이고, 인생이 쌓이는 시간
그러나 나는 가을을 쌓지 못했다.
수확의 계절, 고독의 계절이라는 말 속에 갇혀
가을은 가을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은 잃어버린 가을을 핥아먹는다
매미와 귀뚜라미는 차례로 제 울음을 허공에 묻어두고
일찍 가을을 떠나버렸다.
껍질이 가을을 물들이며 제 빛을 자랑하고
사람들은 그 빛에 환호하며 인생을 감상하는데
나는 왜 껍질에게나마 가벼운 마음 하나 주지 못하고
홀로 내 방에서 눈물을 적시는가
......
아롱 맺힌 눈물을 견딜 수 없는 내 자신은
그런 내 자신에게 힘없이 허물어지고
나는 끝내 가을을 쌓지 못할 두려움에 떨었다.
가을이 지기 전
나는 나에게서 나와 가을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가을 안에서는 다른 가을의 문이 있고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또 다른 가을의 문이 나를 맞이하였다
나는 덜컹 겁이 났다,
돌아갈 수 없는 나는
가을 속에서 생을 헤매야 하는가!
흘러가보니 흐르는 것은 없고
지나가보니 지나가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가을은 멈춰진 내 생을 흘러 보냈고
나는 끝끝내 가을을 쌓지 못했다
온몸에서 흘러내리는 비애가 마냥 쌓여간다.
추천6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허전함과 공허함이라 할까요
주신글 뵙습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건승 하십시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문턱에 발들여놓았을 때
문득
거두어들일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되는 허허로움 - 공감합니다.
김남희님의 댓글
김남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정민시인님~!
동감합니다 ..
가을은 누구나 허한마음을 무엇으로 달래보나 아쉬움만
가득합니다 ...끝끝내 쌓지 못한 가을
좋은글에 오래 머물다 갑니다
이두용님의 댓글
이두용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가을 아에 같혀 헤어나지 못하고
헤메이는것 같읍니다.
방시인님글 언제나 철학적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에 공감하며 머물러봅니다.
아마도 쌓이는 가을이 아니라
가을 바람에 가슴을 비워야
사는게 아닌가하고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