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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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명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169회 작성일 2009-05-18 17:00본문
지게 그림자
권 명 은
아버지 등짝에 업혀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던
부럽기만 한 지게가 있었다
그 넓은 등에 한 번도
업혀 본 적 없는 어린 계집애는
자기보다 지게가 더 좋은 가 보다 싶었다
그러다 그 위에 얹힌 삶의 무게를
짐작하게 되었을 땐
안타까운 마음으로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날들이 있었다
봄이면 시커먼 거름더미 한가득 짊어지고
여름이면 푸른 소꼴을 아침저녁 져 나르고
가을이면 누런 볏단을 수도 없이 쌓아 지고
겨울이면 바싹 마른 나무 그득그득 해 나르던
그 젊은 지게는 한 번도 휴식을 몰랐다
늘 가느다란 지게작대기에
온 몸을 의지하며
힘겹고 고단한 삶을 버텨냈다
그리 기운 세던 그가
헛간 뒤꼍에 자리하는 날이 많아질 쯤
하얗게 늙어 버린 아버지도
초라해진 지게를 많이도 닮아간다
삶의 무대에서 비켜 선 두 그림자가
똑같이 쓸쓸하다
권 명 은
아버지 등짝에 업혀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던
부럽기만 한 지게가 있었다
그 넓은 등에 한 번도
업혀 본 적 없는 어린 계집애는
자기보다 지게가 더 좋은 가 보다 싶었다
그러다 그 위에 얹힌 삶의 무게를
짐작하게 되었을 땐
안타까운 마음으로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날들이 있었다
봄이면 시커먼 거름더미 한가득 짊어지고
여름이면 푸른 소꼴을 아침저녁 져 나르고
가을이면 누런 볏단을 수도 없이 쌓아 지고
겨울이면 바싹 마른 나무 그득그득 해 나르던
그 젊은 지게는 한 번도 휴식을 몰랐다
늘 가느다란 지게작대기에
온 몸을 의지하며
힘겹고 고단한 삶을 버텨냈다
그리 기운 세던 그가
헛간 뒤꼍에 자리하는 날이 많아질 쯤
하얗게 늙어 버린 아버지도
초라해진 지게를 많이도 닮아간다
삶의 무대에서 비켜 선 두 그림자가
똑같이 쓸쓸하다
추천3
댓글목록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워낭소리를 보았을 때도 깊은 내면의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무슨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마음이 무거웠는데 지게 그림자도 똑같은 느낌입니다. 아버지의 침묵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은 쓸쓸함이
그저 가슴 아픔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김건곤님의 댓글
김건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인숙 시인님의 글 중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 마음으로
오랫동안
머물다 가려 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숙연합니다.
이제 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설 수 있을런지......
희생과 함께하는 사랑을 실천 할 수 잇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