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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가 부엉이 바위로 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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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520회 작성일 2009-06-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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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가 부엉이 바위로 간 까닭
 
                            김현길
 
나는 방안에서 야옹이를 공중으로 던지며 놀았다 그러면 야옹이는 멋지게 공중 비틀기를 한 후 방바닥에 지남철처럼 찰싹 붙었다 누워서 배위에 올려놓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지그시 눈을 감았고, 저으기 안심한 듯 목구멍에서 갸르릉 갸르릉 소리를 내었다 그러다 회전을 많이 걸어 더 높이 던지면 중심을 잃고 내동댕이쳐졌고, 별 뜻 없이 앙팡지게 울었을 뿐 꼬마주인의 짓궂은 장난에도 그 날카로운 앞발톱을 한 번도 내민 적이 없었다 다만, 슬그머니 집 뒤 대밭 속으로 살아졌다가 저녁 어스름에 어슬렁어슬렁 쥐 한 마리 물고 와서는, 하키선수가 볼을 갖고 놀 듯 나 보는 앞에서 요리조리 장난을 치다가 내가 저를 그랬 듯이 공중으로 획 던졌다가 받기를 반복했다 묘기를 다 보이고 나면 방문앞 섬돌위에서 머리만 남기고 천천히 먹었다 세월이 6~7년 쯤 흐른 어느 날 새벽,  갑자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나는 그가 잘 다니던 대밭 속을 거미줄을 손으로 걷어 가며 애타게 불러 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 야옹이가 집을 나갔어요?" 대수롭잖게 생각하던 어머니도 야옹이를 은근히 기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제 저녁밥 지을 쌀을 퍼로 고방에 갔다가 쥐 잡는다고 홍두깨로 내려치는 바람에 4대째 내려오던 쌀독이 그만 깨졌단다 그래서 대문간에다 야옹이 먹으라고 생선국에 밥을 말아 놓고 초롱불을 밝혀 두었다 밥그릇 앞에서 어머니는 약간 허리를 구부리고 "야옹아! 얼른와서 이 맘마 먹고 저 고방에 있는 미친 쥐를 좀 잡아다오" 하고 주문처럼 외웠다 그러나 야옹이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생선국에 말은 밥은 밤새 모자 쓴 쥐들이 히히 대며 다 먹어 버렸고, 그 날 이후로 나는 베개를 공중으로 던져 받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아마 그 때의 야옹이도 꼬마주인의 교묘한 괴롭힘에 평소 다니던 집 뒤 대밭 길을 따라 부엉이 바위로 가지 않았을까... 바보같은 생각이 오늘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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