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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연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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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398회 작성일 2009-09-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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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파람

      김철수 (통영효음보습음악학원장. 시인)

 




 수업시간에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휘파람 소리였다. “누구냐?”라는 물음에 잠잠하더니 잠시 후 다시 들렸다. 아이들은 소리 나는 방향을 눈으로 가리켰다. 1학년 꼬맹이 주성(가명)이었다.  주성이는 또래 애들에 비해 몸집이 작고 피부색은 까무잡잡하다. 할머니가 해녀라서 매일 바다에 나가신단다. 부모는 주성이가 세 살 때 이혼해 따로 살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할머니는 바다로 나갈 때마다 손자를 데리고 다녔다. 이때 할머니가 물에 들어갔다 나오시면서 가쁘게 몰아쉬셨던 숨소리를 손자는 매일 들으며 자라왔던 것이다. 그래서 날마다 휘파람을 불고 다닌 게 아닐까! 수업시간에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휘파람 소리에 주성이 자신도 놀라지만, 나는 짠하고 조각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우리의 모습 속에 이혼은 마치 유행처럼 인식되고 있다. 눈치의 대상이었던 모습은 이제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TV 드라마, 영화 등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이 이를 변호하고 조장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더 나아가 어떤 이들은 이혼하는 것을 경험담처럼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도 한다. 심각한 것은 이와 같은 현상을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참 사랑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현대인의 모습이다.  ‘사람 인(人)’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고 있는 모습을 알게 된다. 이는 사람이 혼자 설 수 없는 존재이며, 부모와 자식, 부부간의 관계 또한, 결혼의 울타리에서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며 마음을 나눌 때에만,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이루어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시대감각을 놓쳐버린 보수적인 고정관념일까, 아니면 윤리주의적 철학에 빠진 상상적 구도자의 발상인가. 아니다. 적어도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다. ‘이혼’이란 어떤 경우에도 생각해서는 안 되는 불행이다. 어쩔 수 없다는 결단에 봉착하더라도 돌이켜야 한다. 결혼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며, 당사자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삶까지 여기서 시작되는 소중한 혈연관계이기 때문이다. 부모자식간의 인연이 천륜이듯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맺어진 만남 또한 천륜이 아닐까. 그런데 그것을 깬다는 것은, 사람과 부모의 도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참으로 어리석고 무책임한 행위이다.  만약, 우리 아이들에게 이혼을 유산으로 물려주게 된다면 머잖아 돌아오는 건 할머니의 가쁜 숨소리와 주성이의 휘파람뿐일 것이다.

Write : 2009-09-17 09:00:00  |  Update : 2009-09-17 09:00:00
                 
                                            < 경남일보 연재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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