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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연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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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298회 작성일 2009-09-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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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목의 꿈

                                                                                                                                        김철수

 




 얼마 전, 차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요즈음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책 읽어주는 남편’에 관한 사연을 듣게 되었다. 화제의 주인공인 허정도 씨는 만상포진이란 질병으로 시력을 잃어버린 아내를 위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아내를 위해 책을 읽어주면서 그는 값진 경험을 했다. 그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자신이 아내와 공감대를 이루게 되었고, 책 내용에 관해 숱한 대화를 나눴으며, 때론 아내가 눈물을 흘릴 때 닦아주기도 하면서, 잊고 살았던 부부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는 거였다. 현대인들은 위기와 도전이라는 세찬 바람 앞에 놓인 촛불과 같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은 불안 그 자체다. 그동안 쌓은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강박감. 그것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원인이 되며, 앞만 보고 질주하는 고장 난 고속열차처럼 분별력을 잃게 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 여유와 배려는 손해를 몰고오는 바보 같은 짓이라는 그릇된 관념을 안겨준다. 진정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오로지 목적만을 위한 욕망만 존재하는 세상. 과정은 의미 없는 수단에 불과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배려는 영영 찾을 수 없는 ‘파랑새’가 아닐런지. 지난날에는 고난의 캄캄한 터널을 지나오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미덕이 있었다. 가정과 사회에는 존경받는 어른이 있어 경외심으로 그분들 말씀을 따랐고 그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어느 시대든 그늘이 있기 마련이지만 사랑과 이해가 그것을 지워주었다. 옛것이라도 귀중하고 훌륭한 것은 함부로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며, 과거에는 값진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냉정하게 판단하여 해악이 된다면 과감히 포기할 용기가 절실하다.  가부장적인 권위에 익숙해 있던 우리에게 남편이 아내를 위해 책을 읽어준다는 이야기는, 남녀 평등사회가 된 현실 속에서 새삼스러울 게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이렇듯 가슴을 적시는 것은 왜일까. 허정도 씨는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아내에게 높임말을 써왔다고 한다. 그 이유는 결혼식 전날, “아버지께서 저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안사람에게 높임말을 해야 한다 며, 아무리 가까운 부부 사이라도 반말을 하게 되면 욕하기 쉬워지고 결국 폭력이라는 악행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해 이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배려와 개혁은 반드시 큰 것으로부터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쉼터를 주는 거목이 처음에는 작은 묘목이었던 것처럼.


Write : 2009-09-24 09:00:00  |  Update : 2009-09-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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