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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는 길 - 친정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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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496회 작성일 2009-10-07 19:06

본문

병원 가는 길
- 친정아버지

                            김혜련


큰 수술 하고 한 달 지난
9월 마지막 날 아침
화순 전남대병원 가는 길
217번 화순교통 시내버스
앞좌석에 아버지가 앉고
뒷좌석에 내가 앉는다
흔들리는 버스 안
구역질 참다 얼굴 노래진
성치 않은 내 눈에
바늘 끝 같은 아픔 찌르르 다가온다
늙은 아버지의 목덜미
규칙적인 마름모꼴 주름살로
깊숙이 파인 아버지의 뒷목
어느 새 저토록 늙으셨을까
환자 혼자 보낼 수 없다며
바쁜 남편을 대신하여
시골서 새벽차 타고 오신 아버지
갑자기 목젖이 아릿하게 부어오르고
눈동자가 뜨거워져
고개를 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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