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기도하는 눈

페이지 정보

작성자 :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31회 작성일 2009-11-07 19:12

본문

기도하는 눈

                                                              시/ 강 성 백    글/ 박 기 준


대한민국 수도 서울
전국 철도망의 심장인 서울역
지하도에는 이른 저녁이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퇴근의 발걸음들을 재촉하고 지하열차는 빠르게 드나든다.  겨울 찬바람이 지하도로 스며들 즈음 중년의 시인이 옷깃을 세우고 지하도로위를 걸어가고 있다.  수많은 부딪힘 가운데 사릉(斜稜)구석구석에 시선을 던지며 중년의 시인이 기나 긴 지하도로 건너 출구로 나올 즈음에 또 다른 시인이 밤하늘의 차가운 시선을 피해 지하도로 들어간다. 

=====전문(全文)=====

노숙(路宿)   
                                  /강 성 백

 한 슬픔이 신문지를 덮고 잠이 들었다
시린 등이 돌바닥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모진 한기寒氣가 언 등에 앉아 오래오래 신문지를 뒤적이는 밤
무너진 생애가 다시 무너질 새벽을 기다리며 모로 눕는 밤
=====

  어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척박한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정과 이웃들에게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인생의 가치관까지도 외면당한 사람들에게 은행마저도 꼭 필요할 때 쓸모가 없는 은행이 되어주고, 마치 맑은 날에 우산을 쥐어주는 것처럼 허공에 삽질하는 짓거리의 정책은 이들의 삶을 더욱 더 궁핍의 세계로 몰아가기만 합니다.
 
  자연마저도 외면한 사람들이 배 굶주림에 지쳐서 아니 삶의 궁핍함에 좌절과 절망의 맛을 원 없이 음미하며 보이는 것들에 대한 원망마저도 배설물로 싸야하는 처지에서 한 가지 멋을 부려보는 이들은 모두가 한번쯤 관심을 가지고 미남 미녀의 온몸을 곳곳이 훑어보며 어루만지듯 환상의 침을 흘리는 환대를 받다가 이내 무관심 영역으로 내차여진 신문종이에게 이들에게 있어서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동질감을 자아 깊숙이 받아드리는 멋을 내어 봅니다. 

  그러나 참새와 무덤은 여전히 이들과 함께 공존하였고 그 자리에 파고든 소일거리가 술 한 잔에 의지하며 재우는 깨진 잔속의 잠뿐이었다. 자본이 자본을 살찌우고 있을 때 이들의 수고와 노고의 땀은 말라 있었을 뿐이었다.  메말라 갈라진 삶의 영토에 가정의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하나 붙들고 눈물과 땀으로 기도했었을 이들에게 돌아간 것은 결코 땀으로는 부유해질 수 없다는 극단적 사회적평가의 도래(到來)에 무참히 짓밟히고 지하의 공간 속에서 동질감을 신문종이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신문의 방패막이는 외부와의 3~5도의 온도차의 힘뿐인데 이것마저도 이들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오고 차가운 밤마다 감사히 가슴으로 온몸으로 느끼며 소박한 부유함으로 행복을 잠 깨우는 이들은 또 다시 버려질 신문으로부터 새벽을 맞이하는 것이다. 또 누군가 버릴 낱장의 신문을 찾기 위해 지하에서 도로위로 올라 올 뿐이다. 소외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지도 못한 채 이렇게 그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땀이 메마른 회색공간으로 스며들 뿐이었다.

  요란한 경적소리와 함께 지하철 열차가 문을 닫고 출발한 뒤로 밤이 길게 꼬리를 문다. 이따금씩 질주하는 차량만이 도시의 정막을 깨는 새벽공간에 지하도에서 메마른 누더기 옷을 찢는 절규의 통성이  맨발로 튀어나온다.

"신이여~ 당신이 정말 존재 합니까- 존재한다면 눈깔은 있기는 있는 겁니까― 지금 이 좆같은 세상이 안보입니까-
  안 보이냐 구여-"

그 눈에서는 눈물이 먼지가 되어 휘날리고 있었다. 
도시한 한 회색공간에 떨어진 괴성이 일으킨 파문의 중심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온다. 

"네 눈깔이 바로 내 눈깔이니라."





 
추천5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민철님의 댓글

김민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어서세요
지구땅에 생존하는 어려운  더 많은 사람들을 향해 고개 내밀어 보세요
찾아보세요
온몸에 걸쳐진 더러운 것들을  털어버리면 보일겁니다 보일거예요
아주 작다고 생각했던 작으나마  귀한 쪼그마한 그것이 보일겁니다...저는 믿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5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5
뫼 아래 할미꽃 댓글+ 3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6 2011-04-06 1
24
일당-쟁이 댓글+ 5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7 2010-11-05 13
23
어머니 댓글+ 2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2010-10-30 10
22
3分 댓글+ 3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7 2010-10-22 9
21
달맞이꽃 댓글+ 4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8 2010-10-21 13
20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1 2010-01-26 3
19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1 2010-01-21 6
18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2010-01-09 5
17
백호의 여명 댓글+ 3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8 2010-01-02 5
16
거제도 댓글+ 5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5 2009-12-30 6
15
겨울장터 5일비 댓글+ 8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6 2009-12-18 10
14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4 2009-12-18 4
13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2009-12-16 6
12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6 2009-12-16 3
11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2009-12-16 3
10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7 2009-12-16 3
9
[미니픽션]- 정- 댓글+ 1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2009-11-17 3
열람중
기도하는 눈 댓글+ 5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2 2009-11-07 5
7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9 2009-11-06 8
6
사별(死別) 댓글+ 7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2009-10-30 7
5
가을 음표 댓글+ 4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2009-10-22 6
4
댓글+ 4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8 2009-09-17 5
3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8 2009-09-17 5
2
인사드립니다. 댓글+ 6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2009-05-21 5
1
참깨 꽃[長詩] 댓글+ 10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 2008-11-26 9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