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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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 섭
하얀 얼굴에 박하 분 바른 달 밝은 봄밤
사계절 네모난 인생극장 무대 막 올라가 물빛 보다 투명한
손에 잡히지 않는 천에 비친 무수한 점
가만히 머리 도리도리 못 잊겠다고 못 잊겠다고
바람 불거나 비 내려 사라질 날 기다려
겨울 나뭇가지 사이에 비친 파랗지 못해 회색빛 띤
먼 하늘 밑 꽃 피는 봄 바라본 창 문 넘어
비 올 것 같은 허공에 실비 오는 것처럼 보이는 날
바라볼 뿐 손 뻗지 못해 차마 비 온다고 말 못해
가슴 저린 빨간 수단 옷 밟은 벚꽃 길
다 잊어버리라 다 잊어버리다
진정 이 가슴 속 숨은 사연 빛 띤 물든 얼굴에
바른 것 보다 더한 순한 연고 걷어내
찬 거울 바라본 사이 곱게 옷걸이에 걸린 올바른 제복
언제까지 벽에 기댄 채 웃지도 울지도 않고
그저 그대로 진정 바라볼 뿐이라고
긴 저녁 밤이 짧은 아침 낮 기다려
손에 마음껏 거머쥔 벚꽃 잎 바람이 불면 좋아
어디까지라도 날아가 달아나지 않는 봄이 좋아
어느 사이 다가와 밝은 공기에 배부른 가슴 위
무엇보다도 더 진정이라고 말하고픈
이것이 손으로 짓이겨도 발로 밟아
그 속에 비친 하얗다 못해 노란 진액 내비치지 못할지라도
말 못하는 색의 놀이에 놀아나 즐긴다고
바람이 산을 타고 내려와 띄운
누구나 말하는 멀리서 바라보면 깨끗한 호수에 띄운 편지
그 사연 진정 하얀 얼굴 피부에 덧칠해진
돌아오는 메아리 걷어내 만물이 뒤덮는 자연에
가만히 말하리라 바람은 불고 비는 내려
댓글목록
정영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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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곳엔
이제 막 벗꽃이 꽃잎을 하나 둘 틔우기 시작했어요.
짧은 시간동안 아름다운 시간들로 행복을 가득
채워주고 떠나간다는 말도 없이 훌쩍 사라져가겠죠!
김영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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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빕니다.
그렇게 곱게핀 벗꽃들도 아들딸 시집장가 보내듯이 하나둘 떠나갑니다.
지는꽃 바라보며 향수에젖어 시향에 젖어 옥고가 탄생하는 시인님의 마음에 지금 저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민금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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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 님의 시심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좋은 글 보게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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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벗꽃길이
꽃비로 화려하여
시인님의 시향이 더욱 마음 흔들리게 합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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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리 맺을 때 부터 피고 질 때 까지
아름답고, 질때는 눈꽃 날리는 나무아래 쌓인 벚꽃잎
사뿐사뿐 밟는 멋이 더욱 고왔습니다
훌륭한 詩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김효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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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꽃 필때 마음처럼 밝은 마음으로
시인님의 시향을 그리움으로 가슴에 담고 갑니다.
다시 재회 날 그때까지 건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