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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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있는 길
이 순 섭
연필로 쓴 자리에 볼펜으로 똑같이 덮어 써본다.
일치하지 않고 음영이룬 길
눈이 덮여 미끄러지기 쉬운 이륜차에 의지한 몸
상점이 줄지어 서있어 사람이 넘나들고 차들 지나간
옆길 택해 지나간다.
정말 오랜만에 읽어낼 수 있겠는가 ‘가’ 쓸 때
연필심이 부러져 튀겨나갔다.
어렵지 않게 금방 찾아낸
떨어져 나간 것은 짧기만 하다.
연필 깎기 칼이 필요 없는 누르면 남아있어
밀려나오는 심은 연필심이 아니다.
귀가 간지러워 귓구멍 찾아가는 길은 볼 수 없고
귀지만 솜방망이에 묻어 나와
떨어져 나온 흔적 밝혀준다.
흩어진 가루 찾아 재차 방문한 끝 길
밑으로 낙하한 모아 놓아 굳어진 말의 잔치
아무 소리 없이 흩어져간다.
불쑥 내민 얼굴 먼저 눈이 가는 시선
추위 잊게 해 주려고 외출에서 들어온 실내로 안내한다.
하루를 건너뛰더라도 할 말 참고
부러진 연필 아닌 샤프심
두 손 모아 한 손 안에 미끄러지게 주어
떨어지지 않는 손바닥으로 발밑 수평이룬 곳으로 버린다.
언젠가는 모르게 쉬어가는 멈춰선 ‘가’의 다음은
‘현란한’ 이었다.
연필 댄 자국 없는 처음 그대로 쓴 펜 자국
거친 흔적 버리고 들을 수 있는 귀 맑게 해준다.
이 순 섭
연필로 쓴 자리에 볼펜으로 똑같이 덮어 써본다.
일치하지 않고 음영이룬 길
눈이 덮여 미끄러지기 쉬운 이륜차에 의지한 몸
상점이 줄지어 서있어 사람이 넘나들고 차들 지나간
옆길 택해 지나간다.
정말 오랜만에 읽어낼 수 있겠는가 ‘가’ 쓸 때
연필심이 부러져 튀겨나갔다.
어렵지 않게 금방 찾아낸
떨어져 나간 것은 짧기만 하다.
연필 깎기 칼이 필요 없는 누르면 남아있어
밀려나오는 심은 연필심이 아니다.
귀가 간지러워 귓구멍 찾아가는 길은 볼 수 없고
귀지만 솜방망이에 묻어 나와
떨어져 나온 흔적 밝혀준다.
흩어진 가루 찾아 재차 방문한 끝 길
밑으로 낙하한 모아 놓아 굳어진 말의 잔치
아무 소리 없이 흩어져간다.
불쑥 내민 얼굴 먼저 눈이 가는 시선
추위 잊게 해 주려고 외출에서 들어온 실내로 안내한다.
하루를 건너뛰더라도 할 말 참고
부러진 연필 아닌 샤프심
두 손 모아 한 손 안에 미끄러지게 주어
떨어지지 않는 손바닥으로 발밑 수평이룬 곳으로 버린다.
언젠가는 모르게 쉬어가는 멈춰선 ‘가’의 다음은
‘현란한’ 이었다.
연필 댄 자국 없는 처음 그대로 쓴 펜 자국
거친 흔적 버리고 들을 수 있는 귀 맑게 해준다.
추천5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https://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wj/wjs2626.gif)
평범한 범인들은
그래서 선구자를 흠모 하는가 봅니다.
눈길을 갈때는 걸음을 똑바로 하라는
선인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순섭 시인님, 늘, 건안 하시기를...
허혜자님의 댓글
![](https://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hh/hhj1945.gif)
좋은 詩 <열려있는 길>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건안하십시요.
김영우님의 댓글
![](https://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si/simon8409.gif)
+평화를 빕니다.!
일치 !
이세상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하는것은 복음밖에 더 있을까? 묵상해봅니다,
이순섭 시인님의 숭고한 마음에 길을 함께 걷고자 합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https://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hm/hmh4946.gif)
샤프를 쓸 때마다
연필심의
그 뭉특함이 그리워지더군요.
연필로 글 쓰고 또 지우고
칼로 긁어봅니다.
싸악싸악~~~
김현길님의 댓글
![](https://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tk/tkahgkqslek.gif)
<열려있는 길>무심히 자나칠 수 있는 일상들을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표현하여 주시는
이순섭 시인님 항시 공감하며 건필을 빕니다.